‘고품격 패션 DNA’ 코스메슈티컬 사업에 접목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 기업 한섬이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異種) 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고 11일 밝혔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 전문 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섬은 이들과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 및 원재료 공급 체계 등을 협업해 화장품 개발과 제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한섬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프로젠이 보유한 약학 물질 ‘Super EGF’의 특허기술을 화장품 제조에 활용한다. 한섬이 화장품 제조에 활용하게 될 Super EGF는 기존 EGF 효과 중 피부 흡수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약전문 개발기업인 ‘제넥신’이 생산한 고품질의 항체 융합 기술인 hyFc 기반 Super EGF 원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한섬의 이번 화장품 사업 진출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화장품 시장 중에서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정조준 한 배경에는 ‘타임’, ‘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당사의 고품격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다.
첫 스킨케어 브랜드는 내년 초 론칭 할 예정이다. 향후 색조 화장품과 향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 네이밍부터 제품 및 패키지 디자인 개발 등 화장품 사업 전반에 세련되고 트렌디한 한섬의 ‘고품격 패션 DNA’를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사업 방향은 코스메슈티컬(화장품에 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이다.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은 1조5000억 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신장하는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마켓이지만, 코스메슈티컬을 대표할만한 국내 브랜드는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한섬은 그동안 패션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 접목할 경우 브랜드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섬은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대표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하는 등 화장품 사업 핵심 요소인 원료 및 특화 기술을 추가로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새로운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 론칭 예정인 한섬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여의도점(가칭) 등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한 뒤, 향후 온라인과 면세점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피부과의 30%가 청담동에 몰려있는데 그 중에서도 클린젠이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과 고기능성 화장품 노하우 기술을 보유한 만큼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며 “유통채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가 주로 판매되는 백화점과 면세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