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생선구이류 수산물 HMR 분야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관련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정체됐던 수산물 가공식품 분야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통 및 식품업계는 작년 수산물 HMR분야 시장규모는 34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몇 년 새 폭발적으로 증가한 HMR 분야는 육류나 탕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에 새로운 메뉴인 전자레인지 등을 이용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생선구이류 수산물 HMR이 HMR 분야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전자레인지 이용 생선구이 HMR이 오뚜기, CJ, 동원, 대상, 신세계 등 대기업에서 신규 런칭하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했다"며 "생선구이는 집에서 먹기에는 냄새와 연기 등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각 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런 불편을 잡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간편하게 생선구이를 섭취할 수 있다는 인식을 다졌고 향후 관련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이에 따른 확장과 신규 런칭 들을 이어가고 있으며 각 사의 이런 움직임은 신규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오뚜기는 작년 5월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 시리즈를 출시했다. 당시 오뚜기는 1인 가구 증가와 생선 비린내 등 손질의 번거로움 때문에 생선 조리를 꺼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수산물 평균 섭취량은 58.4kg(2017년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수산물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에 성공을 자신했다.
오뚜기는 전자레인지에 2분만 돌리면 집에서도 간편하게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고 고등어, 꽁치, 삼치 3종을 내놓았다.
또 올해 4월에는 생선구이 시리즈에 이어 같은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는 연어구이 2종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 연어구이는 RMR개념으로 고급레스토랑에서 즐기는 연어구이의 맛을 구현하는 데 힘을 썼다.
오뚜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연어구이는 통후추와 샐러드를 곁들이면 고급레스토랑에서 즐기는 근사한 연어구이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훈제 연어구이는 국내시장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생선구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8월 비비고 생선구이를 출시하며 수산물 HMR 성장을 견인했다. CJ 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누적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CJ더마켓 기준 재구매율이 70%에 육박했다고.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먼저 시장에 진출했지만 CJ가 브랜드 파워나 인지도 등이 높아 생선구이류 수산물 HMR분야를 선도할 수 있었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CJ는 이런 성장에 힘입어 비비고 생선구이 출시 1주년을 맞아 최근 비비고 생선구이 2종을 추가하며 총 5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CJ가 최근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추가한 비비고 생선구이는 임연수와 꽁치다. 임연수구이는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로도 조리가 가능하고 꽁치구이는 큰 뼈를 없애고 생선살을 보기 좋게 펼친 상태로 고온에서 빠르게 구워낸 점이 특징이다.
CJ관계자는 "비비고 생선구이의 특장점을 알리는 데 1년간 집중해 왔으며 이젠 다양한 생선구이 메뉴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참치캔, 양반김 등으로 수산물 HMR 원조 강자인 동원산업도 지난 11일 '수산명가'를 론칭하고 생선구이류 수산물 HMR시장에 가세했다.
동원은 이번 론칭과 동시에 ▲훈제연어 스테이크 2종(그릴, 페퍼) ▲두툼한 생연어회 ▲가시 없는 생선구이 2종(고등어, 참치) ▲바로 먹는 수산물 2종(데친문어, 자숙소라) ▲프리미엄 명란을 출시했다.
동원 관계자는 본지에 "더욱 맛있고 신선한 프리미엄 수산 먹을거리를 선보여 수산물 HMR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도 전자레인지에 익혀멱는 생선구이 2종을 지난 4월 출시했다. 이 제품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것으로 100% 수작업으로 생선뼈를 모두 발라낸 것이 특징이다. 제품은 고등어와 삼치구이 2종이다.
신세계푸드는 작년 5월 '올반 간편생선구이' 5종을 출시했고 신세계 센텀시티 작년 8~9월 매출이 7월 대비 33% 증가하는 등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수협중앙회도 수산물 HMR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 5월 관련 개발전담조직인 간편수산식품상품화추진반을 구성하고 다음 달 말까지 생선구이 제품과 즉석조리식품 등 10여 종을 신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수협에 따르면 이 추진반은 3개 팀(제품기획개발, 홍보마케팅전략, 유통판매전략) 총 14명으로 구성됐으며 간편식 기획부터 개발, 홍보, 마케팅, 유통, 판매 전략을 총괄하는 핫라인 협업체계를 구축했다고.
정부도 수산물 HMR관련 산업에 대한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본지에 "현재 관련 R&D가 활발하게 추진 중이고 올해 예산 54억 원이 잡혀 있으며 수산물 HMR 성장 가능성을 인지하고 향후 예산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이 식품시장에 활력을 가져오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생선구이 정체된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의 게임체인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간편한 조리와 냄새, 비린내, 생선 뼈 제거 등 소비자가 불편해 하는 요소들을 모두 개선한 생선구이류 수산물 HMR은 전체 HMR 시장 규모의 바리에이션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