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전해철·변창흠·권덕칠 등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내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터져 나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시 기술보증기금 사건을 자신이 변호사로 활동한 법무법인인 해마루에 2003년 3건을 시작으로 2004년 31건, 2005년 242건, 2006년 194건, 2007년 327건 맡기는 등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국회 행안위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측에선 전 후보자가 2007년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임하고 해마루에 복귀한 뒤 대표변호사로 활동한 2012년 5월까진 기술보증기금 사건 수임이 전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꼬집어 “행안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이란 자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혜 논란이나 불공정 시비가 있어선 안 된다”고 적극적인 해명을 촉구했다.
이 뿐 아니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는데, 18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임할 당시 후보자 본인이 상임이사로 등록된 학회에 총20건, 79억5000만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맡겼던 것으로 밝혀졌다.
단일기관으로는 LH로부터 연구용역을 최다 수주한 셈인데, 수의계약 형태로 단독 수주한 경우도 6건으로 총 16억 2000만원에 달해 송 의원실에선 “변 후보자가 공공기관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특정학회의 상임이사를 사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학회와 업체가 연구용역 일감을 집중 수주한 것은 김영란법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LH가 위탁한 합동 연구용역 중 이 학회가 공동 수주한 건이 14건(63억3000만원), 이 학회의 부회장이거나 임원으로 활동하는 업체가 수주한 연구용역도 3건(11건 4000만원) 등 이 학회가 연관된 연구용역 23건 중 수의계약으로 따낸 계약이 전체의 56.5%(13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90억 9000만원 중 44억 5000만원에 이르고 있어 이를 철저히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송 의원 측은 강조했다.
비록 변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해당 학회의 상임이사직을 내려놨다지만 송 의원실에서 제기한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닌데, 전날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제출받아 확인한 변 후보자(당시 SH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1월 13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녹심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던 허인회 씨를 만나 18만8000원을 지출했고 당시 자신이 SH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적극 추진 중이던 태양광 미니발전소 확대 사업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녹색드림, 해드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등 태양광 친여 3대 업체의 수주량이 대폭 증가했는데 지난 10월 감사원도 ‘서울시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사업 추진 실태’를 통해 서울시가 3곳에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던 만큼 송 의원은 “사업 추진 당시 SH사장과 업체 대표가 왜 만났는지, 물량 몰아주기는 왜 일어났는지 등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 이런 점들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또 변 후보자는 과거 SH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공사 간부들의 정치적 성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친분 여부 등을 조사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승진 인사를 진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 그는 외부 인사의 경우 도시재생 사업 등을 위해 영입한 것이며 문건은 작성한 적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어 이 사안 역시 청문회에서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그는 올해 초 자기 소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전용면적 129.73㎡)를 2019년 7월 실거래가 5억9000만원으로 신고한 이래 올해 3월에도 ‘공시가격 변동 없음’이라며 같은 금액으로 신고해 재산 축소신고 의혹도 받고 있는데, LH 측에선 처음 매입한 뒤 거래가 없어 국토부 공시지가 기준으로 신고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놔 이와 관련한 진실공방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단 변 후보자 뿐 아니라 전덕칠 보건복지부 후보자 또한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데,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권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18년 7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대치아파트의 갭투자로 4억 7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권 후보자의 배우자는 2010년 9월 2일 개포동 대치아파트 211동 10층 1004호를 기존 전세를 낀 채 4억 1천만 원에 취득했으나 주민등록초본 기록상으론 당시 배우자가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의 508호에 거주하면서도 1004호에는 취득 후 매각할 때까지 단 하루도 거주하지 않았고 결국 권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재직하던 2018년 7월 10일 해당 아파트를 8억 8천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와 사실상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갭투자’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강 의원은 18억 417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권 후보자의 해외유학 중인 두 자녀가 형편이 어려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무이자 학자금을 빌려주는 공무원연금공단의 대여학자금을 이용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권 후보자의 장녀와 차녀는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차관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내던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각각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네덜란드 헤이그 대학에서 유학하면서 공무원연금공단의 국내 대학 학자금 1397만원을 무이자로 융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벌써부터 갖가지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지난 4일 문 대통령의 4개 부처에 대한 개각 단행으로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이들 중 오는 22일 행정안전부의 전 후보자와 보건복지부 권 후보자가 먼저 국회의 검증대에 서게 되며 23일에는 국토부의 변 후보자, 24일에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각각 출석할 예정이어서 야권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을 제대로 해명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