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궐선거 지원 차원에서 부산을 방문해 꺼낸 한일 해저터널 공약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친일’이란 비판이 나오는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적극 반박에 나서며 격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검토 가능성을 밝히면서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 부담으로 생산 부가효과 54조5000억원, 고용 유발효과 45만명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브리핑을 통해 “한일 해저터널은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더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며 “국민의힘의 나쁜 선거용 DNA를 사라지게 하는 첩경은 국민의 심판”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특히 최 대변인은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 “일본의 팽창적 외교정책과 대륙진출 야심에 이용될 수 있고 유라시아대륙 기종점으로서의 부산과 한반도의 지리적 이점을 상실시킬 수 있다. 부산이 일본 규슈 경제권에 편입되면 부산이 경유지화 된다”고 지적했으며 같은 당 국가균형발전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론 반대로 논의가 중단된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또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마저 “한일 해저터널은 이미 MB정권에서 경제성 검증이 끝나 불가 판정을 받은 사업”이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반면 국민의힘에선 하태경 의원이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9월 한일정상회담에서 ‘한일 터널이 건설되면 홋카이도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니 미래의 꿈으로 생각해볼 문제’라며 한일 해저터널은 원대한 꿈이라고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2월에 ‘한일 간에 해저터널을 뚫어 일본과 한국, 러시아를 기차로 운행할 수 있게 된다면 경제적 의미 뿐 아니라 한일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으로 이해돼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민주당은 부산의 원대한 비전을 친일 반일로만 해석하는데, 꼬투리 잡으려고 두 전임 대통령까지 친일 DNA가 있다고 하겠나”라며 “지금은 가덕신공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뉴부산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할 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뿐 아니라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일 해저터널 공약은 어제 오늘 갑자기 나온 공약도 아닌데 민주당이 이걸 두고 일본에 더 이익이 많느니 토착왜구니 하고 또 반일 프레임을 짜는 걸 보니 참 못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며 “언제까지 철 지난 민족 감정에 사로잡혀 좁은 우리 속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홍 의원은 “영국과 프랑스가 이웃에 살면서 경쟁심으로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아도 도버해협을 해저터널로 연결해 양국이 공존 공영하지 않나”라며 “저는 일제하에 강제징용을 당했던 아버지를 둔 사람이지만 반일 감정으로 정치하거나 반일 감정으로 살지는 않는다. 과거 감정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6·25 동란 후 지난 70년간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 준 것은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