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정의당 "김종인, 미혼모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발언...사죄해야"
김종인 동행한 김미애 "미혼모자시설, 위기임신지원센터·심리·정신과치료 가능토록 법·제도 정비해야"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미혼모 지원시설을 방문해 시설관계자와 장애를 가진 미혼모의 고충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미혼모들에게 '비정상'이라고 비하하며 낙인을 찍은 것"이라며 10일 비판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미혼·한부모 지원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보기엔 정상적인 엄마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발언했다"며 "현장의 고충을 듣겠다더니 미혼모를 '정상적인 엄마'가 아닌 것으로 낙인찍은 것은 물론, 장애인 비하까지 하며 사회적 편견을 조장했다"고 날을 세웠다.
허 대변인은 "여기에 김 위원장은 '미혼모라고 해도 임신하게 한 상대방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미혼모는 부득이하게 임신한 사람의 경우가 태반이냐'고 발언했다"며 "미혼모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는 발언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은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차별의식이 기저에 깔린,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고 장애를 비하하고, 미혼모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장애 여부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며 ""제1야당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차별, 비하 발언으로 시대와 동떨어진 제1야당 대표의 인권의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국민의힘은 부적절하다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입법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대와 호흡하는 인권 의식이 각별히 요구된다"며 "더 이상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반인권적 망언이 없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앞서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애란원'을 찾아간 김 비대위원장은 강영실 원장과 운영상의 애로점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강 원장은 김 비대위원장에게 "정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굉장히 많이 늘고 있다"면서 "시설에 야간인력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강 원장은 "특히 정신질환이나 지적 장애를 가진 미혼모의 경우 시설에서 더 취약한 상태"라면서 "임산부는 약을 못 먹기 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강 원장에게 "엄마도 관리하고 아이도 관리해야 하니 힘들 것 같다.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고"라면서 "아이는 제대로 잘 보육을 해서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하는데, (일부 미혼모는) 정신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엄마도 잘 보육하기 힘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발언이 언론에 퍼지자, 김 비대위원장의 '정상'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으로 확산됐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과 함께 애란원에 동행했던 김미애 의원은 "애란원은 어린 미혼여성의 임신 및 출산을 돕는 곳이므로 항상 긴장상태"라면서 "야간 응급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력증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적장애나 정신적으로 취약한 미혼모의 경우 출산 후 자해를 하거나 가출 후 미귀가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심리상담 및 정신과적 치료를 위한 정신보건 센터와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귀가한 산모를 찾으러 다니거나 야간 응급시에는 퇴근도 못하고 근무하는 등 시설종사자들의 어려움이 예삿일이 아닌 것 같다"며 "애란원 같은 곳이 위기임신지원센터 및 심리치료와 정신과 치료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