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부인하다 결심공판 전 인정…안모 씨 “억울하지 않는 사회 만드는게 정의”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한 독립술집 대표가 법정 구속됐다. 여성을 성폭행(강간)한 혐의다.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2부(부장 이정민)는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태원 소재 한 독립술집 대표 안 모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이 사건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후 성실하게 살던 이전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현재까지 직업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며 "범행을 부인하던 안 씨의 입장이 언론에 노출되며 피해자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추가적으로 받은 것으로 보이며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범행을 부인했지만 법정에선 인정했고 그전까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음을 인식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용산경찰서는 작년 4월 경 구속된 안 모씨를 서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피해자는 안 모씨가 운영하는 이태원 소재 독립술집에서 개최한 모임에 참석했다. 당일 안 모씨가 제안하는 식사제안에 따로 만나 자택으로 갔다. 이곳에서 수차례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지난 2019년 말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용산경찰서는 불구속 기소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고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긴 것.
당시 안 모씨는 한 매체에 지인을 통해 피해자를 소개받아 만남을 가졌고 강압적인 관계는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안 씨는 선고를 앞둔 결심 공판 전까지 '사실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모씨는 지난 2014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정의가 제일 중요하다. 정의의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이게 정의다가 아니라 이거 빼고 정의다로 내리고 싶다. 여기서 뺄 것은 억울함을 느끼는 모든 상황이다. 최소한 구성원들이 억울하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정의 실현의 시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같은 인터뷰에서 안 모씨는 이태원 소재 독립술집을 차리는 데 본인의 돈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지인들로 부터 소액 투자를 다수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독립술집은 미쉐린 가이드에 다수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식당으로 안 모씨의 성을 딴 가게명이다.
또 이날 구속 된 안 모씨의 경력이 시선을 끌고 있다. 과거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재직한 바 있고 티켓몬스터 전략기획실 실장을 역임했다. 구속된 안 모씨가 과거 19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청년 몫 4명 중 한명 이었다. 당시 당선권 밖인 28번을 부여 받았다. 또 공교롭게도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故 박원순 씨를 중심으로 운영된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 출신이기도 하다.
이 독립술집 관계자는 대표 구속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문제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