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는 한 편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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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에서 나오는 나의 시



1978년 10월 '북소리'라는 시집이 출간되었고, 그리고 시인이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문학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판한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창원대학교 민병기 교수는 '한민족문학'에 발표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은 공해문학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의 시를 예로 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는 철저한 체험주의 시인이며 리얼리즘의 시인이다. 그는 시의 기교보다는 내용을 중요시하며, 표현의 아름다움보다는 절실한 감동을 중요시한다. 그는 시와 삶을 하나로 본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바로 시라고 확신하다. 이런 점에서 그는 숙명적인 체험주의의 시인이다.

그는 자신이 체험한 세계와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이외에는 걸코 쓰지 않는다. 일종의 결백주의자이다. 이 점에 대하여 그는 자서(自序)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경험 이외의 그 어느 것도 용납하지 않으리라’라는 그의 주장처럼 그는 자신의 삶을 시에 철저하게 반영시킨다. 자신의 체험에 지나치게 충실한 나머지, 그는 시적 전환을 거부한다. 즉, 그는 장르적 성격으로 보면 비전환 표현에 가깝다. 시인과 시적 자아가 일치하고 있다. 시에 등장하는 화자가 시인 자신이다.」라고.

아직도 시를 대하는 나의 초심(初心)은 그때 그대로다. 한 올의 경험도 수반되지 않은 풀풀 날리는 기교의 시를 대하면서 내가 가야할 시의 본령이 무엇이냐를 생각할 때가 많다.

나는 삶의 문제를 보다 선명하게 각인(刻印)하는 작업에 충실할 것이다. 시가 진실로 삶의 표출이라면 한 편의 시는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야 할 것이며. 시를 읽은 독자들의 가슴에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뒤의 콧등 찡한 느낌으로 파고드는 그런 시를 써 나갈 것이다.

바로 그렇다. 이미 댐 속에 묻혀버린 내 고향 경북 성주군의 궁벽한 산골 마을인 금수면 봉두리, 미치도록 환장하는 그 유년의 기억에 집착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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