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음악은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예술
민속음악은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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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 판소리란 무엇인가?



판소리는 창자와 고수가 함께 엮어간다. 창자는 손에 부채를 들고 노래를 하는데, 노래도 잘 보면 노래로 하는 부분과 말로 하는 부분이 섞여있다. 노래로 하는 부분을 창이라고 하고 말로 하는 부분을 아니리라고 한다. 그리고 동작도 한다.

이를 발림 또는 너름새라고 하는데 이것이 연극에서의 연기와 흡사하기 때문에 판소리는 연극이라는 견해가 나오기도 한다. 고수는 북을 치며 때때로 추임새라 하여 소리 중간 중간에 얼씨구 좋다 따위의 감탄사를 발한다. 판소리 공연에서 또 중요한 요소는 청중이다. 청중이 없는 판소리 공연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소리에는 단가 병창이 포함된다. 민속음악은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기 때문에 악보가 없다. 판소리가 민속음악인 것은 무엇보다도 이 구두 전승성 탓이다.

민속음악의 집단적 성격이라는 것은 예술음악이 어떤 뛰어난 개인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반해서, 민속음악은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공동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우러나오는 특성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경우 (신재효-가르시아 로르카 의 대비*플라멩코에 있어서) 작가를 알 수 없으며 예술음악에서 천재성의 징표로 내세우는 개성이라는 것도 찾아 볼 수 없다. 우리가 판소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집단의 정서와 가치이다.

민속음악은 구두전승 예술이기 때문에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서 기록된 역사는 없으나 오랜 시간에 걸쳐 계속 이어져온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판소리는 전승예술이어서 누구든지 일단은 전승받은 것을 토대로 해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할 수 밖에 없다.

민속음악이 생명이 긴 것은 변이를 통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청중들의 기호와 감성을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판소리는 약 300여년에 걸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오랜시간 동안 판소리가 변함없이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변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새로운 생명력을 꾸준히 공급받아 왔기 때문이다.

변이는 바로 민속음악이 창조성을 발휘하는 수단이며, 새로운 생명력의 공급원인 것이다. 판소리에서 변이를 가리키는 말로 '더늠'이라느 것이 있다. 이는 판소리에서 특별히 좋은 부분 혹은 어느 소리꾼이 특별히 잘 부르는 부분이다. 이 더늠을 통해서 곧 변이를 통해서 소리꾼은 자신의 창조적 인 능력을 발휘한다.

판소리의 곰삭은 소리에는 슬픔이 깃들게 된다. 그러나 그 슬픔은 슬픔이면서도 그런 슬픔을 야기한 대상에 대한 증오나 분노가 다 가셔진 ,그래서 그러한 대상마저 더 이제는 용서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함께 껴안을 수 있는 너그러움이 깃든 슬픔이다. 이러한 슬픔이 베인 소리를 판소리에서는 애원성이라고 하여 최상의 가치를 부여한다.

판소리 공연에서 청중의 역할은 추임새를 통해서 나타난다. 판소리의 청중은 추임새를 통해서만 존재의의를 갖는다. 추임새를 하지 않는 청중은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는 사람일 뿐 진정한 의미에서 판소리의 청중이라고 할 수 없다.

청중의 추임새는 판소리의 개인화 현상이라는 것이다. 예술작품의 감상은 개인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작품의 내용과 개인의 의식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 감상해위이기 때문이다. 추임새가 나온다는 것은 이미 판소리라는 예술작품과 청중이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추임새는 또 공동체의 집단 즉흥의 현상이다. 판소리 청중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 민족 공동체의 구성인이다. 그리고 다수이다. 사람들은 집단으로 있을 때와 개인으로 있을 때는 행동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판소리 청중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다.

그리고 그 행동은 판소리가 불려지는 순간에 무의식으로 튀어나온다(*플라멩코의 주에르가를 참조하여 비교할 것) 곧 즉흥성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곧 추임새이다. 똑 같은 소리를 듣고 즉흥적으로 또 같은 행동을 하면서 공동체의 구성원은 동질성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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