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춤을 출 때 자신을 잊는다
그녀는 춤을 출 때 자신을 잊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레나에게 쓰는 편지



Hola!

어제밤은 따블로 다로에서 이 지역의 댄서 후아나(Juana) 의 공연을 두 번째로 보았습니다. 지난 수요일 밤 그녀의 춤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춤은 한 마디로 격열한 몸 뒤틀림이었습니다. 패션모델만큼이나 날씬한 몸매를 가진 그녀는 긴 팔과 상체의 움직임에 힘을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40명 정도의 관객들이 촘촘히 다가앉은 작은 홀 안은 그렇게 춤추는 그녀의 발 구르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춤 한 동작 한 동작에 그녀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 같았습니다.

그녀의 자파테아토는 그 멈춤과 이어짐의 폭발적인 동작에서 그 어느 남자 댄서의 힘을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상체의 유연한 뒤틀림과 긴 두 팔의 아치형 동작에서는 기품과 기교가 한껏 풍겼고요.

그렇지만 바일라오라로서의 그녀는 둔부가 빈약한 게 또 다른 특징이었습니다. 바일라오라의 둔부가 빈약한 것은 곧 플라멩코의 기본적인 요소인 건강한 에로티스즘의 결핍이 아닙니까? 그 두 번째 공연에서 그녀는 꼭 중성으로 보였습니다.

나는 이 두 번째 공연에서 속으로 그녀와 로레나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당신은 그녀에 비해 잘 발달된 둔부의 아름다움에 상하체의 조화로운 비례가 돋보이는 편입니다. 플라멩코 댄서로서 후아나에 비해 풍성한 부드러움이 두드러집니다.

한편 로레나의 춤은 그녀의 춤에 비해 이성적 한계를 넘어서지 않습니다. 몰아적 취기가 그녀에 비해 덜하다는 뜻입니다. 그녀는 춤을 출 때 자신을 잊는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 공연에서 자신의 춤에 빠져 든 그녀의 얼굴은 땀범벅이었습니다.

로레나의 춤이 보여주는 것은 예술적 열정의 표현력보다 고전적 아름다움인 것 같습니다. 6년전 포틀란드 공연에서남자 무용수 오스카 니에토와의 두엣 춤에서 특히 당신의 미적 추구 열망이 잘 드러났었습니다.

그런 당신이 지난해 12월 함안에서 펼친 공연에 내심 저어기 놀랐습니다. 당신이 솔레아를 독무할 때 그것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마치 굿판의 신들린 무당처럼 내적 충만감이 가득한 춤이었기 탓입니다.

이제 내일 모레면 몸과 마음이 새로이 가 있을 카디스의 바다가 궁금합니다. 그 바다의 소리와 빛깔이 궁금합니다.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수평선은 또 얼마나 아득할찌.....

춤추는 당신을 몽상하며

jh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