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소주 한 잔으로 입을 축이고
간단한 소주 한 잔으로 입을 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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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기행

휴전선은 내게 매우 뜻있는 기행을 요구한다.

그 이유는 外家가 평안북도이고, 또 한 이유는 내가 근무했던 백마부대(9사단)의 선명한 白馬마크를 보기 위해서다.

더욱이 이번 여행은 학교 교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공익요원과 함께였는데 그에게 전방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말 군인이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사실 이번 여행 중에 몇명의 제자들을 만났으면 하는 희망을 가졌지만 그들의 일상을 고려하여 그냥 서울을 통과했다. 그 밀리고 밀리는 서울길을.

문산에서 일박을 하였다. 토요일이라 1사단 장병들이 모두 여관을 동내버린 바람에 55000원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지만, 지난 여름의 어느 토요일 멀고 먼 철원에서 서울로 내려와야 하는 수모는 면할 수 있었다.

울산에서 11시에 출발하여 어둘녘에 도착한 문산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고, 피곤에 지친 나와 정민이(공익요원-카이스트 재학 중)는 간단한 소주 한 잔으로 입을 축이고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 둘이는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나는 초저녁에 코를 고는 잠버릇을 가진 편인데 그는 아침에 코를 곤다. 그는 영특하여 매사를 사려깊게 보는 훌륭한 청년으로써 어디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깍듯한 예의를 가지고 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통일각으로 갔다. 그 곳에는 많은 이산가족들이 추석이나 설날 제를 올리는 망향의 단이 있다. 땅굴 등을 두루 둘러 보았으나 악천후로 인하여 모라전망대에 가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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