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기행

전곡 한탄강 놀이터에서 매운탕으로 점심을 하고 곧바로 연천을 지나 신탄리, 민통선, 백마고지, 노동당사를 밟고 화천으로 향했다. 5사단 6사단 지역을 지나 15,7,2사단이 있는 화천까지 가는 길을 한 마디로 스릴? 연속이었다. 99모퉁이가 있는 엄청난 고개를 넘을 때는 한 마디로 등골이 오싹했다. 집채만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 길이 금간 것을 보면서 '낙석주의'란 말이 장난이 아님을 알았다.
울산의 제자 하나가 이곳 화천으로 전학했는데 그 애 아버지는 그 때 중령이었다. 몇번이나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화천에서는 어제처럼 피로하지 않았고 맥주를 한 잔하기 위하여 주점을 찾았는데 이상한 것은 맥주 다섯병에 무조건 안주 하나 씩이 첨부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쓴 기분은 아니었다.
다음날 아침 늦게 화천을 출발하여 평화의 댐을 거쳐 양구, 원통, 설악산 한계령을 넘어 삼척으로 향했다. 아! 그 설악의 비구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정민이가 발을 담근 선녀탕의 맑은 물도.
삼척 1박, 다음날 아침 박찬호의 승리를 여관방에서 지켜본 후 울산으로 향했다.
나는 내 전생을 보고 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전생은 내세가 아닌 젊은 시절이며, 매일 그리운 군대시절을 말한다. 지금처럼 기죽지 않은 팔팔한 나, 그런 전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끔찍한 교통사고의 목격담은 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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