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품, 대외 악재에 속앓이 하는 사연
정식품, 대외 악재에 속앓이 하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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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부족하지만 공장가동 중지는 아니라니까”

최근 두유전문업체 1위인 (주)정식품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업계와 증권가 일각에서 ‘공장 가동을 중지할 처지’란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소문은 호사가들 사이에 입방아에 오르며 빠른 속도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콩 물류 대란 우려 등이 제기, 이 소문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정식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정식품의 공장가동 중지 소문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문의 실체를 추적했다.

▲ 두유업계 1위를 차지하는 정식품이 콩 물량 부족, 콩 원가 상승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정식품 공장 가동 중지설’까지 돌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격 상승에 정부 감세할당 콩 수입량 부족 “어찌 하오리까”
공장가동 중지설 대두 배경, 수입 막히고 콩 사용 힘든 실정

두유식품의 절대 강자로 통하는 정식품이 ‘공장가동 중지설’에 휘말리며 재계 호사가의 입을 오르내리고 있다. 콩 가격과 관세 상승으로 인해 정식품 청주공장 생산라인이 멈출 지경에 몰려 있다는 게 소문의 주요 골자. 이 같은 소문은 콩 물류 대란 우려 바람을 타고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정식품의 공장가동 중지설은 두유의 주 원료인 ‘콩’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제 콩 시세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세계적 곡물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외적 악재에 전전긍긍

실제 이 같은 분석에는 두유업체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량을 늘릴 만큼 콩 원료가 풍족하지도 않고 콩 가격이 급등한 탓에 두유시장의 호조와 별도로 업계는 곤욕을 앓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까지도 우려 된다”고 관측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제조 원가 상승의 우려는 시장 매출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업계 1위로 두유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정식품의 경우 악재가 따를 경우 손실액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공장가동 중단설도 이런 맥락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고볼 수 있다.

사실 두유업계의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다. 지난해 국산 콩 재고물량이 늘어나자 정부가 수입 콩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줄인 탓이다. 현재 수입 콩은 농수산유통공사(이하 농수산공사)를 통해 저율관세로 수입해 콩 관련 단체들에게 할당을 해주는 방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업체 입장에선 결국 자유롭게 콩 원료를 운용하기보다는 정부의 주도 하에 원료 공급을 조달받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의 수입량이 적절히 공급되지 않으면 콩 부족현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콩 원료 식품 중에서도 두유는 두부와 달리 콩가루(대두분)이 아닌 순수 콩으로만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늘 물량에 쫓긴다”고 토로한다. 그렇다고 수입 콩에 비해 3~4배 비싼 국산 콩을 이용하거나 487%에 달하는 수입관세를 물어가며 독자적 수입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국제 콩의 시세가 최근 두배 가까이 상승한 것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런 불안감이 구설에 오른 정식품의 ‘공장가동 중지설’에 재계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유다. 대외적 환경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규모가 가장 큰 정식품이 두유업계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정식품 관계자는 “공장가동을 중지한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다만 정식품만이 아니라 두유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식품 위기냐 기회냐

현재 업계에서는 정식품을 향한 재계의 우려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다양한 사업군으로 두유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데 반해 두유전문업체 정식품은 두유사업 비중이 높고 또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악재영향을 떨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업계 전문가는 “문제는 최대 시장을 가진 정식품이 수익률 악화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점”이라고 충고한다.

특히 정식품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던 마이너스 성장도 끝내고 지난해부터 성장규모가 돌아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콩’에서 비롯된 대외적 상황 악화의 극복여부에 따라 정식품의 기회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두유 전반의 위기에 예외가 없음을 감안하면 기존 인프라가 갖춰진 정식품이 후발주자들의 맹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정식품이 내세운 해법은 두유 가격 인상이다. 정식품은 지난 2월초 정식품은 두유 가격을 6~20% 인상하고 나섰다. 수익률을 높여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콩 물량부족, 가격인상 등의 흐름이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두유 시장의 큰 형으로 군림했던 정식품. 다양한 두유를 시장에 선보이며 원로 업체의 자존심을 지키던 정식품을 향한 ‘공장 가동 중지설’도 이런 현 시국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는 셈이다. 원가 상승에 콩 공급도 자율적 조정이 불가능한 정식품의 위기 해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국제 콩 시세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세계 콩 가격 대체 왜 오르나

지난 2월2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콩 가격은 부셸당 14달러를 넘어서며 사상최고 가격을 갈아치웠다. 왜 이렇게 가파르게 콩의 시세가 급등하는 것일까.

국제 콩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중국과 인도 등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농산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콩 수입국 중국이 사료로 콩 소비를 늘리고 있어 가격압박을 더하고 있다.

미국 등이 최근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 개발 정책을 펴면서 콩 대신 옥수수 등이 재배된다는 점도 가격 폭등의 원인이다. “환경을 지키다 굶어죽게 됐다’는 얘기가 나올 판이다. 실제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콩 가격 인상에 식품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아버려 시민 노동자들이 항의 시위까지 벌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들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바이오 에너지 개발 열풍이 불고, 신흥 경제국의 곡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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