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잇따른 악재 ‘신음’
코오롱그룹, 잇따른 악재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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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친·인척 비리, 듀폰 소송, 제품 리콜사태까지
▲ 코오롱 본사 전경

코오롱그룹(회장 이웅렬)이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국철 SLS 회장의 폭로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구속)씨가 코오롱으로부터 받은 3천여만원에 대해 실제 대가성 로비자금에 사용됐는지 등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코오롱은 지난해 11월 미국 듀폰사에 1조원대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 코오롱 아웃도어 의류인 ‘액티브 자켓’ 내피에서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아릴아민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이로써 코오롱의 ‘3대 악재’와 관련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MB 친·인척 로비 자금 의혹

이국철(구속기소) SLS 회장의 폭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여러 업체로부터 10억여원의 부정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씨를 지난달 28일 구속기소했다. 이날 박 씨는 코오롱으로부터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3천여만원 이상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앞서 지난달 22일 검찰이 박 씨의 계좌들 중 차명 의심 계좌 5~6개를 발견했고, 이 가운데 1~2개 계좌가 코오롱 임직원 명의로 개설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 씨가 뇌물로 받은 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이 의원실 직원 4명을 조사, 이 의원의 비서인 임모(여)씨 등 여직원 2명의 계좌에 지난 2년간 10억원 안팎의 수상한 자금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해 해당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최근 박 씨의 차명계좌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 코오롱 직원 명의의 계좌에 매달 300만원씩, 총 3000만원 이상의 자금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박씨가 사용한 차명전화도 코오롱 출신 선배의 부인 명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코오롱이 박 씨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는 데다 차명 계좌를 통해 전달한 점을 미뤄 대가성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이 돈이 대가성 로비자금으로 실제 사용됐는지 등 자금 흐름을 조사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코오롱 대표이사 출신이고, 박 씨와 임 씨도 코오롱에서 예전에 근무했던 점에 미뤄 코오롱이 로비 자금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그들이 코오롱에 종사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번 사건은 회사와는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일”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듀폰 영업비밀 침해 소송 패소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 듀폰사와의 영업 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한 가운데, 아웃도어 의류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의 화학기업인 듀폰사는 코오롱을 상대로 자사 케블라(Kevlar) 섬유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금으로 9억1천990만달러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듀폰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11월 23일에는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법원 역시 배심원단 평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영업이익은 2513억원, 당기순이익은 2111억원, 자기자본은 1조 4720억원이다. 만약 1조원이란 금액이 배상금액으로 확정된다면 코오롱은 5년치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의 70% 규모가 사라지게 되는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오롱 측은 듀폰 소송과 관련해 “이번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암물질 검출…대량 리콜 사태

더욱이 아웃도어 제품에 발암물질이 검출되면서 기업의 이미지는 다시금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소비자시민모임은 아웃도어 제품의 안전·품질 기준(KC)을 평가한 결과, 코오롱의 아웃도어 제품인 ‘액티브 재킷’ 내피에서 기준치의 약 20배를 초과한 발암물질 아틸아민(아조염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릴아민은 피부염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염색할 때 값싼 염료를 사용할 경우 발생한다. 발암물질이 검출된 코오롱 액티브 제품은 재킷, 내피 등을 포함, 4종 구성 상품으로 24만8천원에 판매됐다. 이 제품들은 홈쇼핑 2곳에서 지난해 9월부터 판매를 진행했으며, 총 7차례 방송을 통해 3600세트가 팔렸나갔다.
문제가 터지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반박 자료를 내고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오롱 관계자는 “콜센터에서 고객들에게 연락을 취해 환불·교환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이 제품들은 납품업체인 중국 염료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고급화를 거듭하는 아웃도어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은 매우 치명적으로 아웃도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한 코오롱의 명성에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듀폰과의 소송에 이어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해 코오롱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이 근래 여러가지 사건사고로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하지만, 듀폰 소송과 아웃도어 리콜조치 등으로 큰 이미지 타격이나 영업손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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