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인천시에 위치한 한 병원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들의 난투극으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난투극을 벌인 폭력조직은 ‘간석파’와 ‘크라운파’다. 간석파 조직원 30여 명이 크라운파 조직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왔다가 생겨난 의견충돌 때문에 난투극이 발생됐다.
이 일을 계기로 경찰청은 1차 조직폭력배 특별단속을 실시했고, 올해 상반기 2월부터 4월 까지 총 71일간 실시한 2차 조직폭력배 특별단속에서 전체 881명을 검거, 그 중 175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거뒀다.
범서방파, 양은이파, 칠성파. 이들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대표 폭력조직들이다.
칠성파의 두목인 이강환(68)이 2010년 4월 한 시민의 제보로 부산경찰서에 체포됐다. 이씨는 당시 부산 건설업체 모 대표를 위협해 4억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하고, 납치 폭행한 혐의를 지니고 있었다.
대표 폭력조직들, 와해되나
이씨의 검거로 칠성파는 곧 와해되는 듯 보였으나, 칠성파를 위시한 잔존세력들의 극성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은 오락실에 조직원 고용 및 이권개입, 활동지역내 주점 보호비 명목 등을 갈취했으며, 부산지역 유흥가인 해운대 신시가지, 기장군, 등에 대한 토착폭력조배들이 세력 확장을 위해 ‘칠성파’ 추종 폭력배로 규합. 연합조직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되어 총 26명이 검거됐다.
범서방파 우두머리 김태촌(63)은 현재 00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그는 기업인 청부폭행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던 중 지병악화로 쓰러졌으며 김씨의 수행원이 병원 간호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김씨는 2007년 남자 영화배우 K모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협박을 일삼았다는 언론보도를 통해 대중들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금융권 대출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난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61)은 현재 해외도피 중이다. 조직폭력배들이 유흥업소를 이용해 J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조씨가 개입해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9일 조씨가 체류하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여권무효화를 요청했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중·고교생들이 폭력조직 가담
2008년도에 개봉했던 한 영화에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폭력조직을 선망해 결국 그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폭력과 야비함에 물들어가는 청소년들의 처참한 모습을 그려냈다. 이는 비단 영화 일 뿐이라 단정지을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경기도 안성의 ‘파라다이스파’는 동급생들의 돈을 갈취한 중학생 44명과 중고교 일진들에게 군고구마 판매를 강요해 총 3,700만원 상당을 갈취했다. 눈 여겨 볼 점은 파라다이스파가 강원도 원주에 있는 폭력조직 ‘신종로기획파’의 비호 아래 이와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최근 경북 영주에서 투신자살한 중학생 역시 학교내에서 동급생이 조직한 불량써클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 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해학생은 학교 일진 불량써클의 ‘짱’이 되기 위해 세력을 모았고, 동료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금품을 갈취했다. 또한 자살한 피해학생에게 강압적으로 ‘XX패밀리(불량써클)’에 가입시켰으며, 동급생들을 자주 폭행해 위화감과 공포감을 조성시켰다.
경찰의 단속은
사회 뿌리 깊게 만연해 있는 조직폭력과의 싸움을 선언한 경찰은 지난 2월부터 4월 총선기간까지 안정적 민생치안 확보를 위해 조직폭력배 완전 소탕을 전개했다. 이는 ‘국민 안전과 인권의 수호자’라는 사명감 아래 공감받는 치안활동의 증거다.
주요 검거사례를 보자면 전북 익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아무개파 행동대장이 지명수배가 되자 익산시 소재 00호텔 00호에 장기 투숙을 하던 중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홍보물을 배포해 수사 중인 것을 알고 그동안 밀렸던 2개월 숙박료 120만원을 스스로 지급하는 바람에 덜미가 잡혔다.
또한 조직폭력배들의 합법을 가장한 이권개입 행위, 유흥업소, 도박장, 게임장, 주유소, 성매매업소 운영 등의 행위를 엄중히 단속했고, 최근 경기불황을 틈 타 부실경영으로 M&A 매물이 된 신규 골프장을 골라 주식 일부를 매입 후 주주라 빙자해 경영진을 협박, 골프장 회원권 분양 등에 개입해 거액의 조직운영 자금을 마련한 첩보를 입수해 대대적인 실체 파악에 들어갔다.
그 밖에도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경조사시 도열굴신 인사 등으로 세력을 과시하는 행위, 공공장소에서 문신을 드러내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한 엄정대응방침도 유지하기로 했으며 국세청·금융정보분석원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은닉자금 추적 및 기소 전 몰수보전 등을 통해 불법수익을 적극 환수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에 실시한 특별단속을 통해 “현재 김태촌의 병세가 가볍지 않고 조양은의 귀국도 쉽지 않아 사실상 두 조직의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폭력조직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전개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영세상인 갈취사범 등 사범 등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조직폭력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다졌고,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신고와 수사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또한 검거에 결정적 도움을 준 신고자에 대해서는 신고포상금 지급 및 신고자에 대한 개인정보 비노출, 비밀준수 등 신변안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