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생겨나는 풀살롱<실태>
우후죽순 생겨나는 풀살롱<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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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性을 한 빌딩에서 ‘변종 업소’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과 집장촌(성매매 업소들이 모인 곳) 쇠퇴 등으로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성매매 위반 사범 수는 감소 추세이지만, 오피스텔 성매매나 유사 성행위 업소 등 변종 성매매 업소는 갈수록 확산돼 성매매 음성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오피스텔 성매매나 안마방 등은 현재도 버젓이 운영을 계속하고 있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풀살롱(풀코스 룸살롱) 역시 1인당 수십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고가임에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9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팀은 유흥주점과 모텔이 결탁한 강남권 대형 ‘풀살롱’ 업소를 무더기로 적발하여 9개 업소 48명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2004년에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져서 강력하게 성매매를 단속하고는 있지만 갈수록 음성적으로 성을 파고 사는 실태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풀살롱에 대해 추적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집창촌 거의 사라져   
집창촌 단속이후, 윤락녀들 유사 성행위 업소로 진출
강남 일대 독버섯처럼 번져…수십명 여성 접대부 고용        
기업형 업소도 많아, 불법영업 인한 수입도 수백억대

불야성을 이뤘던 집창촌은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자 2005년 이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표적인 집창촌이었던 경남 진주시 강남동, 인천 남구 학익동과 주안동, 경북 안동시 운흥동 등 전국 8곳의 집창촌이 사라졌고, 서울의 경우 일부 지역의 집창촌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꺼지는 홍등가

집창촌이 쇠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엔 ‘도시 재개발과 단속 강화, 그리고 2004년에 제정된 성매매특별법’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기준 전국 35개소 약 5700명이나 됐던 집창촌 여성 종사자수는 2011년 3월 기준으로 전국 27개소 약 1700명으로 눈에 띄게 감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은 오피스텔 성매매나 안마방 등 음성적인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키스방과 터치방 등 법망을 줄타기하는 유사 성행위 업소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인데,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풀살롱(풀코스 룸살롱)이 등장하면서 큰 유행을 하고 있다.

풀살롱이란 주류 판매와 성매매가 한 건물내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유흥주점의 영업방식을 말한다. 1인당 수십만원을 내면 유흥주점에서 2시간 정도 유흥을 즐기고 그 다음에 모텔로 자리를 옮겨 성매매를 하는 방식인데 현재 강남 유흥가 일대에서 독버섯처럼 퍼진 상태다.

업소 종사자만 천명

경찰은 지난 3월 ‘강남 풀살롱의 황제’ 이모씨(40. 구속 수감 중)의 주변 수사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룸살롱을 발견,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이곳 Y룸살롱은 2010년 7월 오픈과 동시에 재벌들과 고위급 인사가 자주 찾았는데 강남의 D룸살롱과 함께 ‘빅3’로 등극하였다.

Y룸살롱의 겉모습은 지상 18층, 지하 5층 규모의 평범한 관광호텔이지만, 실상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룸 규모만 180개가 넘는 초거대 룸살롱이다. 거기에다 웨이터들만 무려 700명, 여성 접대부는 500명이 넘는 등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층 호텔의 객실은 모두 196개인데 워낙 장사가 잘 되어서 숙박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빈방이 없을 정도였고 ‘대실(貸室)’만 가능했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Y룸살롱은 법인으로 위장하여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고 사업을 하는 등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였고, 접대부들도 가짜 인적사항과 급여를 기본으로 ‘4대 보험’까지 가입시켜 세금탈루 등을 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무더기 검거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단속팀은 지난 7월말 술과 성을 한 빌딩 내에서 파는 ‘풀살롱’식 영업을 해오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과 강동구 길동의 유흥주점 7곳과 모텔 2곳을 급습했다. 그리고 성매매알선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업주와 종업원 및 성매매자 등 총4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현금 3600만원을 압수했는데, 경찰은 유흥주점업주 2명과 모텔업주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적발된 9개 업소는 불법 성매매로 인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110억원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단속팀은 단속과정에서 영업장부를 발견, 이를 압수하여 수사한 결과 모텔과 결탁한 유흥주점 23개소를 추가로 발견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단속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매매특별법을 근거로 강력한 단속이 이어지자 집창촌은 이제 그 모습을 찾기가 힘들어 졌다”며 “집창촌에 있던 접대부들이 이제는 불법 안마시술소를 비롯해서 XX방, 귀청소방, 이미지 클럽, 미러룸 등 각종 변종 성매매업소로 진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자가 최근 강남에 유행처럼 번진 풀살롱 현황에 대해 질문하자 “풀살롱은 빌딩 내에서 유흥과 성접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태파악이 어렵고 따라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강력한 단속으로 관련 업자들을 무더기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풍선효과로 인해 다른 변종 성매매가 나타날 우려에 대해 질문하자 “풀살롱이 성행하고는 있지만 당분간은 또 다른 변종 성매매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며 “만약 변종 성매매가 발생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종 성매매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으로서 “지난 6월 1일부터 각 경찰서 수사부에 성매매 관련 수사를 인계하여서 처리하고 있다”며 “대형 성매매업소를 강력하게 수사하기 위해 8월안으로 광역 단속·수사팀을 확대 개편하여 풀살롱은 물론 불법 풍속업소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불법 성매매 업소 증가 왜?

이와 관련해 여성가족부가 2011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유흥업계 종사자 수는 100만명, 그리고 연간 매출규모는 무려 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과거 집창촌으로 대표되던 불법 성매매 업소는 2004년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의 집중 단속으로 갈 곳을 잃은 성매매 여성들이 안마시술소와 노래방 도우미 등 각종 변종 성매매 업종으로 진출하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성매매 추방 범국민 운동’이 강남구를 샘플지역으로 성매매 업소 실태를 파악한 결과, 안마시술소는 100%,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비롯한 모든 유흥업소는 80%가 은밀하게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손쉽게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데에는 길거리에 무차별로 살포되는 명함크기의 전단지와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과거 집창촌 등과 달리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나 풀살롱 등의 경우에는 적발하려면 첩보에서 현장 적발까지 2~3개월이 훌쩍 지나간다”며 “키스방이나  XX방 등 유사 성행위 업소 역시 단속현장에서 성매매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 처벌이 힘들다”며 하소연했다.

이에 성매매특별법이 2004년에 제정됐기 때문에 법률손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제기됐고,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단속팀에서도 불법업소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단속 및 수사를 진행하여 실업주 등을 형사입건하고 재영업 방지를 위해 행정기관(지자체, 세무서, 소방서 등)에 통보하는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여 불법영업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봉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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