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 vs LG “너를 깎아 내리겠어”
애플 vs 삼성 vs LG “너를 깎아 내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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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싸움에 LG도 끼어드나? 빈정대는(sarcastic) 광고로 ‘조롱’

삼성과 애플이 장외 안팎으로 전쟁 중이다. 세간의 관심은 다국적 특허 소송의 승패에 쏠려 있지만 법적 굴레를 벗어난 장외 밖 전쟁터는 더 치열한 상태다. 삼성은 지난 8월 미국 소송에서의 완패로 약 1조원 단위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위기에서조차 “마케팅 부분에서는 밀리지 않겠다”고 선언할 만큼, 애플을 흠집 내기 위한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전자는 숙명적 라이벌 삼성전자를 애플에게 뺏겨 내심 외로웠던 것일까? LG전자는 미국 유력 매체에 회장님폰 이라고 불리는 기대작 ‘옵티머스G’ 사진과 함께 “우리는 전쟁을 하지 않습니다(WE MAKE PHONES NOT WAR)” 라는 광고를 전면적으로 내보냈다. 이로써 삼성과 애플이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LG가 슬그머니 들어와 양측을 향해 소심한 펀치를 날린 웃지 못 할 삼자전이 되버렸다.

△ 삼성의 TV 슈퍼보울 광고
애플에 얹혀가려는 삼성

삼성은 지난 10월 지도 광고를 통해  최근 iOS6에서 오류를 일으킨 애플 지도 서비스를 겨냥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23일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블로그는 ‘삼성과 함께라면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항상 알 수 있다(You always know where you are with Samsung)’란 카피와 갤럭시S3 화면에 구글 지도가 뜬 모습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는 갤럭시S3는 구글 지도를 탑재해 사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하드웨어 비교 광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광고는 ‘It doesn't take a genius(genius란 애플 고객에게 아이폰의 기능과 제원을 설명해 주기위한 전문 매장)’란 카피와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사진을 게재하고, 두 제품의 특징을 비교했다. 기능이 13개 뿐인 아이폰5와, 27개인 갤럭시S3를 대놓고 비교하며 아이폰5는 특징이 단순해서 genius 조차도 필요 없다고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고에는 갤럭시 S3의 NFC, S빔, 분리형 배터리 등 아이폰5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언급했다.

이밖에도 삼성은 “아직도 애플을 사기위해 기다리느냐, 삼성이 있는데”식의 애플맹신족의 불합리함을 도발하는 TV 슈퍼보울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총 5번에 걸친 이 광고를 통해 삼성은 아이폰의 작은 화면, 4세대 통신망의 부재, 불편한 아이클라우드 기능 그리고 “배터리가 엉망이야”라는 식의 직접적인 대화로 아이폰의 최단점인 ‘조루현상’을 꼬집기도 했다.
삼성은 내년 슈퍼보울 광고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슈퍼보울의 30초 광고단가는 대략 350만~400만 달러 수준으로 원화로는 40억원대 수준이다.

애플, 속이 상한 사과

삼성의 공격에도 꿈적 않던 애플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삼성에게 사과 광고문을 냈다. 애플의 영국 홈페이지에 이어 신문 지면에까지 제 돈을 들여 두 차례나 ‘갤럭시탭은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사과문을 게재하게 된 것은 영국 법원을 신경을 제대로 자극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며 “영국과는 달리 독일 법원, 미국 배심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고 덧붙여 법원을 격노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스크롤을 내리지 않고서는 사과문을 볼 수 없게 웹페이지 하단에 작게 링크를 걸어놓는 ‘스크롤 꼼수’를 씀으로써 일반인들은 사과문의 존재조차 알기 힘들었다.

게다가 모니터 크기에 상관없이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등의 자사 제품의 광고가 화면에 꽉 차게 나오도록 자바스크립트 ‘리사이즈(Resize) 코드’를 삽입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러한 ‘꼼수’를 위해 기존 홈피의 디자인을 바꾸는 노력을 감행할 정도로 이번 광고가 내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애플을 상대로 또 다시 제재에 나서자 애플은 영국 사이트에서 사과문을 감춘 리사이즈 코드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LG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돈인 삼성과 LG와의 관계는 한국 고전에 묘사되는 사돈의 그것처럼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사이임이 분명하다. 삼성과 애플이 빈정대는(sarcastic) 광고로 ‘조롱’을 주고받자 LG전자가 양측을 싸잡아 꼬집는 제품 광고를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유력 매체에 그룹차원에서 역량을 총동원해 만든 전략폰 옵티머스G의 광고(사진)를 내보내면서 ‘우리는 전화기를 만들지 전쟁을 하지 않는다(WE MAKE PHONES NOT WAR)’는 문구를 삽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광고를 통해 연일 소송 관련 소식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제품 본래의 기능을 강조하고 품질에 집중한다는 이미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지만 광고업계 전문가들은 “이 역시 조롱광고 마케팅이 아니냐”고 평했다.

LG전자는 자사 냉장고와 삼성전자 냉장고의 용량을 비교하는 내용의 동영상 광고를 중단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성낙송)는 지난 23일 LG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광고 게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삼성은 8월 자사의 지펠 857ℓ 냉장고와 LG전자의 디오스 870ℓ 냉장고를 비교하는 동영상에 이어 9월에는 2차로 지펠 900ℓ 냉장고와 디오스 910ℓ 냉장고를 비교하는 동영상 광고를 올렸다.

재판부는 “‘물 붓기’ ‘커피 캔 담기’ ‘참치캔 담기’ 등의 방법으로 양사 제품의 용량을 비교한 것은 냉장고 이용 원리에 부합하는 방법이 아니며, 법령에 의한 시험·조사기관에서 실시한 합리적·객관적 실험결과도 아니다”라며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은 조롱 광고 즐겨

이러한 광고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조롱 광고들이 유독 미국 시장에서 빈번한 이유는 미국 사람들은 이런 광고들에 대부분 호의적인 마인드로 상대방의 단점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섹스스캔들 조차도 패러디 문화의 소제로 승화 시킨 해학(유머)이 광고에도 묻어나는 것.

가장 대표적인 예로 눈을 가린 코카콜라의 신봉자들이 콜라를 시음한 후 ‘코카’가 아닌 ‘펩시’를 선택하는 광고는 10년에 걸친 소비자의 인식을 1분 만에 뒤집은 ‘신의 한수’였다고 평가받는다. 과거 애플도 경쟁사 IBM의 PC를 ‘빅브라더’라고 표할만큼 네거티브 광고를 애용해 왔다.

자사의 제품 홍보에 그 목적을 두는 게 아닌 경쟁사의 제품의 비방을 통해 입지를 굳건히 하려는 이색 광고들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다음에는 누구의 차례가 될것인지 궁금증이 유발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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