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회사들이 새 정부 출범 직전에 너도나도 식·음료 제품 값을 올리며 경쟁하고 있다.
지난 19일 삼양사는 20일부터 밀가루 전 품목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고 지난 달 초 가격을 올린 씨제이(CJ)제일제당(8.8%), 동아원(8.7%), 대한제분(8.6%)에 이어 삼양사까지 가세하면서 주요 밀가루 업체가 모두 가격을 올리게 됐다. 덩달아 과자와 빵 값도 오를 기세다.
프링글스는 대표 제품인 감자칩 가격을 25일부터 10%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김치마저 가격이 뛰었다. 업계 1위인 ‘종갓집’ 김치 50여개 품목은 지난 14일 평균 7.6% 가량 올랐고, 풀무원 역시 김치 가격을 7% 안팎에서 올리는 방안에 대해 유통업체와 조율중이다. 동원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 가격 인상은 현 정부의 힘이 빠지고 다음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올해 벽두부터 장류와 주류를 시작으로 파도처럼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11일 씨제이(CJ)제일제당이 밀가루에 이어 장류 가격을 7.1% 올린 뒤, 간장 시장을 5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샘표식품 역시 간장 출고가를 평균 7% 가량 올렸다. 대상 역시 장류와 조미료 등 주요 7가지 품목을 8.4% 가량 올렸다.
주류 또한 지난해 연말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을 8.19%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롯데주류가 ‘처음처럼’ 출고가를 8.8% 올리며 양대 소주 브랜드 가격 인상이 완료됐다. 위스키 역시 15일 롯데주류가 ‘스카치블루’ 가격을 5.6% 올리면서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3대 업체가 가격 인상을 모두 마쳤다. 국순당은 다음달 1일 ‘백세주’ 가격을 6~7% 가량, 과실주 담금용 소주 11개 제품 출고가를 8% 가량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소비자원 이기헌 유통조사팀장은 “가공식품의 경우 독점적인 대기업이 많아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정권 교체기를 틈탄 일제 가격 상승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물가 상승의 원인은 MB정부의 비현실적인 물가 관리에 억눌려 있다가 퇴임 후 폭발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