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주사 만들어 순환출자 벗어난다”
대한항공, “지주사 만들어 순환출자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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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및 후계승계 본격화 전망

▲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상무(왼쪽부터)

대한항공이 기업분할을 통해 한진그룹의 지주사가 될 전망이다.

19일 한진그룹이 하나대투증권과 대형로펌을 자문사로 두고 대한항공을 분할해 그룹 지주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이 한진관광의 투자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하면서 발생한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내달 중 대한항공을 인적 분할해 대한항공홀딩스(가칭)와 대한항공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홀딩스가 새 대한항공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한진관광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이로 인해 한진그룹의 순환출자구조는 ‘㈜한진→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한진’에서 ‘㈜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으로 변경됐다. 이 경우 대한항공홀딩스나 한진이 정석기업을 흡수·합병하면 순환출자 고리는 해결된다.

금융권에서는 한진그룹이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후계승계를 본격화하는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면 오너일가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하나 지주사를 설립할 경우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

이에 조양래 회장이 한진그룹을 통해 대한항공홀딩스를 지배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조양래 회장→한진(한진+정석기업)→대한항공홀딩스→대한항공 자회사’ 구조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으로, 비용은 6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대한항공 지분을 9.6%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 변화과정에서 대한항공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보유 중인 대한항공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진이 대한항공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고 한진의 재무구조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서는 조양래 회장이 지주사를 설립해 후계승계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금호아시아나그룹, 한국타이어 등 대부분의 그룹사에서 지주사를 설립해 후계 승계를 진행한 상황이기 때문. 현재 조양래 회장 슬하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등 3명의 자녀가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1>에 ‘지주사 설립’과 관련해서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방법은 예전부터 진행돼온 일로 지주사 설립 등의 이야기는 아직까지 논의 중일 뿐 결정된 것은 없다”고, ‘후계구도’와 관련해서는 “지주사 설립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후계구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각각 밝혔다.

한편, 현재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3조450억원으로 최대주주는 한진(9.90%)이며 조양호 회장(9.63%)을 포함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5.6%에 달한다. 또한 한진의 시가총액은 2682억원이고 조 회장은 6.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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