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회장 구자엽)이 알루텍을 위해 막대한 돈을 내놨다.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이전에도 LS전선은 알루텍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자금지원을 해왔다. 그럼에도 알루텍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고, LS전선은 또다시 돈을 쥐어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건설업 불황으로 추가지원이 우려된다는 데 있다. LS전선도 실적부진을 겪는 터라 이중고가 심각할 듯 보인다.
LS전선, 알루텍 위기 때마다 유상증자 통한 지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향후 추가지원 예상
적자지속 LS전선, 동반부실 우려하는 시선 많아
LS전선은 최근 알루텍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90억원을 출자했다. 최대주주(유상증자 후 지분율 99.53%)로서 ‘알루텍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알루텍은 이 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쓰기로 했다. 이후 남은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알루텍 자금난, 언제까지
대규모 자금지원이 필요했을 만큼 알루텍의 재무상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알루텍은 898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7억원이었다. 전년보다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늘면서 실적악화가 심화됐다.
또한 지난해 알루텍의 차입금은 274억원, 결손금은 105억원에 달했다. 각각 전년보다 약 1.4배씩 증가한 수치였다. 부채비율도 1313%로 여전히 높았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알루텍의 주력사업인 커튼윌 시공부문이 실적부진을 거듭한 결과였다.
이전에도 LS전선은 알루텍이 자금난에 시달릴 때마다 유상증자에 참여, 수십억원대 자금을 지원했다. 통화파생상품(KIKO) 거래손실 여파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2009년 12월에는 50억원, 누적결손금이 100억원에 달했던 2012년 6월에는 30억원을 투입했다. 시기적절한 지원 덕에 알루텍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알루텍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지원규모는 오히려 수백억원대로 뛰었다. 이렇게 지난 3년간 LS전선이 ‘알루텍 살리기’에 쓴 돈은 3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추가지원이 점쳐진다는 데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알루텍 실적부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실자회사에 끊임없이 돈을 쥐어주기에는 LS전선 사정도 좋지 않다. LS전선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326억원, 영업이익은 294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13.6%, 134.7%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228억원으로 전년동기(당기순이익 271억원) 대비 184.1% 급감했다.
LS전선은 2011년, 2012년에도 각각 1720억원과 3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당기순손실은 3개월치, 지난 2년간은 1년치라는 점에서 2013년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가 적지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본인(LS전선)도 힘든 상황에서 못난자식(알루텍)을 살리느라 어려움이 가중된 모양새가 됐다.
LS전선 관계자는 “알루텍이 부채비율이 높다보니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었고,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며 “이번 지원을 통해 알루텍의 재무건전성이 높아졌다. 이제 수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알루텍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계획에는 없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며 “알루텍 사업구조를 커튼윌 시공에서 수익성이 보다 좋은 도시경관재로 개편할 계획이다. 수익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전선 논란 또다시
한편, JS전선의 원전비리 사건도 LS전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최근 LS전선은 계열사인 JS전선이 원전에 불량부품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행위까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모기업인 LS전선(지분율 69.9%)도 책임을 묻는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에는 JS전선의 불량부품 교체작업을 LS전선이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제남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진보정의당)으로부터다. 계열사(JS전선)은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원전에 불량부품을 납품했고, 그 불량부품 교체사업은 모기업(LS전선)이 맡게 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제출한 ‘신고리 1, 2호기 케이블 교체계획 보완, 제출’ 공문에 (원전) 4개 호기에 대한 케이블 교체계획으로 ‘케이블 수량 및 제작사 : 호기별 90개 / LS전선’이라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계열사(JS전선)의 비리가 모기업(LS전선)에게 실적개선 기회가 된 셈이었다.
LS전선 관계자는 이와 관련, “(LS전선에서 교체작업을 맡은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 해당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LS전선밖에 없다. 해외에 주문을 하면 3달이 걸린다”며 “5월 말쯤 한수원에서 긴급발주를 했고 (자사에서) 7월 8일 납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