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처음 언급하고, 8월 15일 북한에 이를 공식 제안하면서 ‘DMZ테마주’가 양산됐다. 경기도 파주시에 토지를 보유한 사무용 가구회사 코아스도 DMZ테마주 중 하나였다.
코아스 몸값은 고공행진 했다. 이런 상황에서 2세 노형우 상무가 지분전량을 매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차익실현’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노 상무가 보유 중인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지분전량을 팔고 또다시 지분을 사들이는 행보다. 이에 코아스가 노 상무의 주식매각을 기점으로 경영승계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장남 노 상무, 지분전량 매도 후 신주인수권 행사
지분율 2.81%에서 4.09%…노 회장 이어 2대주주
코아스 노재근 회장의 장남 노형우 상무가 8월 22~23일 28차례에 걸쳐 보유주식 63만6200주(지분율 2.81%)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최소 1610원에서 최대 1790원으로, 평균 1682원이다. 지분매각 직후 코아스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6.90%로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노 상무의 주식매각이 ‘차익실현’을 위한 행위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아스가 경기도 파주시에 토지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DMZ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상한가를 보인 탓이다. DMZ테마주는 8월 11일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개성공단이 잘되면 DMZ 세계평화공원도 잘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공원 조성을 북한에 정식 제안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코아스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코아스 주가는 1000원대에서 유지되다 지난 6월 808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DMZ 세계평화공원이 공식적으로 언급되면서 8월 13일(1140원)부터 19일(1730원)까지 4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너 2세가 주가가 최고점인 시기, 주식전량을 매각해 짭짤한 차익을 거두면서 이유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이외에도 노 상무가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대량 지녔다는 점에서 주식매각은 주목받았다. 노 상무는 8월 8일을 기준으로 414만8365주의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노 상무가 5월 51만801주, 8월 4127주를 매입하면서 확보한 양으로 코아스의 경영승계를 점치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했다. 2세의 잠재적 지분확보 행보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 상무가 지분전량을 매도했다. 지분확보를 해야하는 2세가 오히려 지분전량을 팔자 노 상무의 신주인수권 행사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8월 27일 공시에 따르면, 노 상무는 지분매각으로 얻은 10억원을 신주인수권 행사(행사가액 975원)에 사용했다. 노 상무는 이를 통해 102만5641주를 확보, 지분율 4.09%로 노 회장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차익실현’을 통해 종전(2.81%)보다 지분율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노 상무의 주식전량 매각이 코아스 주가에는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 27일 코아스 주가는 158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19일(1730원)보다 9.5% 가량 떨어졌다. 주식전량 매각이 노 상무에게는 ‘지분확대’를 통해 회사 내 입지를 강화하는 포석이 됐지만, 소액주주들에게는 손실을 안겨준 행보였던 셈이다.
코아스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신주인수를 위한 신청서 제출시기는) 23일 지분매각 후”라며 노 상무의 신주인수권 행사를 인정했다. 이어 ‘일련의 지분변동과 관련, 경영승계가 언급되고 있는데 회사입장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 “승계 작업일 수도 있지만 제가 볼 때 경영승계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코아스는 어떤 회사?
한편, 코아스는 사무용 가구의 제조 등을 목적으로 1992년 설립됐으며 2005년 유가증권 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 국내에 처음 시스템 사무가구를 선보인 회사답게 ‘시장 선구자’로 군림해왔으나, 최근에는 가구업계 불황 탓에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코아스는 매출 767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2011년 857억원)은 12%, 영업이익(52억원)과 당기순이익(12억원)은 각각 100%, 300%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코아스의 사정은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아스가 주력하는 관공서, 학교 등 공공가구 조달시장에서 팀스 등 경쟁사가 퇴출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올 초부터 코아스의 경영승계 본격화를 점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게다가 코아스가 사세확장 기회를 잡은 때, 노 상무가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사들이고 지분전량을 매각한 뒤 신주인수권 행사로 보유지분까지 늘렸다. 코아스가 본격적으로 경영승계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