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후계경쟁 시작됐나
세아그룹, 후계경쟁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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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지분상속 후 지분확대 행보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태성 상무가 세아홀딩스 지분을 잇달아 사들여 관심을 모은다. 이태성 상무 측과 숙부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측 간 비슷했던 보유지분 비율도 무너졌다. 이태성 상무가 부친으로부터 지분상속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되서 발생한 결과다. 급격한 지분구도 변화에 세아그룹 3세 간 후계경쟁이 발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확대 후 지분율, 이태성 측 > 이주성 측
이태성, 이주성보다 지분율 높아…우위 섰다

▲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세아홀딩스

13일 공시에 따르면,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는 10일 세아그룹 계열사인 세대스틸로부터 세아홀딩스 주식 10만7600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지난달 22일 세대스틸과 해덕기업으로부터 세아홀딩스 주식 12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사들이고 3주 만이다.

두 차례 지분매입을 통해 이태성 상무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26.36%에서 32.05%로 훌쩍 뛰었다. 이 과정에서 이태성 상무는 배당수익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기자금 약 22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스틸은 주식처분 목적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너 3세 이태성 상무와의 거래라는 점이 주목됐다. 또한 세대스틸 지분을 함께 보유한 이주성 세아베스틸 상무는 빠진 채 이태성 상무만 자금과 세아홀딩스 지분을 교환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풀이다. 이태성 상무와 이주성 상무의 세대스틸 지분율은 각각 26.32%와 27.01%다.

세대스틸과 함께 세아홀딩스 주식을 매각한 해덕기업도 지난해 비교적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인터라, 이태성 상무의 지분매입을 심상찮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해덕기업은 이태성 상무가 최대주주이자 이태성 상무 측 지분율이 절반이 넘는 계열사고, 세대스틸은 해덕기업의 자회사다. 이태성 상무가 본인의 영향력이 큰 계열사로부터 세아홀딩스 지분을 매입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이태성 상무의 지분매입으로 세아그룹이 그간 유지해왔던 지분 보유비율까지 깨졌다. 10일 기준 이태성 상무 측 지분율은 40.05%(이태성 상무 32.05%, 모친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대표 7.19% 등)으로 이 회장 측보다 높다. 이 회장 측 지분율은 38.07%(이 회장 17.66%, 장남 이주성 상무 17.94% 등)로 이태성 상무가 세아홀딩스 지분을 매입하기 전(34.36%)에는 이 회장 측이 우세했다.

이태성 상무와 이주성 상무의 지분율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후계경쟁을 벌이는 사촌보다 개인적으로도, 가족 단위로도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이태성 상무가 부친으로부터 지분상속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되서 지분확대 행보를 밟으면서 오너 3세간 후계경쟁이 가시화될 지 주목된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13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면서도 “지분변동과 상관없이 세아그룹 경영구조에 변화는 없다. 기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아그룹은 ‘형제경영’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고 이 회장과 이 회장은 경영 및 지분에서 균형을 맞추며 그룹을 이끌어왔다. 아들들(태성·주성)에게도 비슷한 지분을 넘겨주며 이러한 경영체제를 이어가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이운형 회장의 타계 후 세아그룹 지분구도 변화에 대한 업계 관심은 뜨거웠다. 이태성 상무에게 고 이 회장의 지분이 상속되면 그룹 내 이태성 상무의 입지가 이주성 상무보다 커지는 탓이다.

게다가 ‘형제경영’에 이은 ‘사촌경영’은 고 이 회장과 이 회장이 그린 그림이었다. 이태성 상무와 이주성 상무도 이 같은 경영체제를 희망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재계 일각에서 세아그룹과 관련, 경영권 다툼으로 인한 후계구도 재편 및 계열분리 가능성이 거듭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태성 상무마저 지분확대에 나섰다. 세아그룹 후계구도와 관련된 만큼, 이태성 상무의 행보에 대한 촉각은 곤두세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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