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설 사장은 채권단과의 협의과정에서 자신의 경영권이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대한전선은 손관호 회장과 강희전 사장 등 현행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설 사장은 퇴임사를 통해 "선대부터 50여년간 일궈온 회사를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제가 떠나더라도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 보여준 역량과 능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간 채권단에 의해 경영진이 교체된 경우는 많았지만 오너일가가 스스로 경영권을 포기한 사례는 드물어 이목이 집중됐다. 설 사장은 이번 결정으로 사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보유지분은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 설 사장의 대한전선 지분율은 1.54%다.
설 사장은 창업주인 고 설경동 회장의 손자이자 고 설원량 회장의 장남이다. 2004년 설원량 회장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대한전선에 입사, 전문경영인 시절 이루어진 무분별한 투자 및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부실화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왔다.
입사 이후 2010년말 재계 최연소로 부회장 직함을 다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하며 그룹 전면에 나섰지만 지난해 2월 부회장에서 사장으로 스스로 직급을 낮추며 화제가 됐다. 당시 대한전선은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임직원과 고객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이익이 축소하고 구조조정 대상인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할수록 손실규모가 커지는 등 경영지표가 악화되면서 결국 설 사장은 경영권 포기라는 선택을 내렸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이나 직원들은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재무구조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