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비자금 조성 후 정·관계 로비 의혹
KT 이석채 회장, 비자금 조성 후 정·관계 로비 의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檢, 해외여행-자녀유학비 지원 등 금품로비 정황 포착

▲ KT 이석채 회장 ⓒ뉴시스

KT 이석채 회장이 사의표명을 한 가운데, 이 회장의 배임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의 압박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검찰이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과정에서 이 회장이 정·관계 금품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 회장이 회사 임직원 10여명의 계좌를 이용해 임금을 과다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은 비자금 사용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 측이 전직 차관급인 인사에게 부부 해외여행, 자녀 해외유학 경비 명목으로 각각 수만달러를 지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 측이 이 인사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고 청탁하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최측근인 김일영 사장도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시스는 이에 검찰이 김 사장에 대해 출금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지난 6일 사업차 아프리카 우간다로 출국하려던 김 사장이 출국을 저지당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사의표명을 한 이 회장을 대신해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KT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논의를 나눌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영국령인 우간다로 출국하려 했다는 점에서 해외도피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김 사장이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우간다에서는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 김 사장이 케냐에서 입국한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차 출국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나온 의혹이다.

아울러 사내이사인 김 사장이 12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를 앞두고 출국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해외도피설’은 힘이 실리고 있다. 이사회에는 7명의 사외이사와 1명의 사내이사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표현명 사장이 사내이사이긴 하나 이날 이사회가 이 회장의 사의표명에 따른 후속절차를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업계 의구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뉴시스에 “아프리카에 있던 김홍진 사장을 불러들이고 굳이 김일영 사장이 나가려고 했던 점은 의문”이라며 “김홍진 사장이 입국을 미루면서까지 현지에 남아 사업을 마무리하고 6일 입국했는데 오히려 우간다 대통령과의 면담이 중요했다면 김홍진 사장이 우간다 대통령을 만나고 입국하는 것 편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관계자는 김일영 사장이 실질 책임자여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회장은 참여연대로부터 사업추진과 사옥매각 과정에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올해 2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고발당했다. 이후 KT는 참여연대 고발건과 관련 지난달 22일, 이달 1일 두 차례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이사회에 사의를 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