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황의수)는 현대그룹 계열사의 자문·광고 등 업무를 맡아온 이들 업체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각종 내부문서 등을 확보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검찰은 황 대표가 운영하는 업체들이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황 대표가 업체에서 횡령한 공금으로 비자금을 축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자금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아산이 현대그룹 계열사로부터 부당지원을 받은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현대종합연수원의 최초 시공사인 현대아산이 재정난을 겪자 현대그룹 차원에서 2009~2010년 현대상선을 통해 약 1700억원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지난 12일 현대종합연수원의 시공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건설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파라다이스글로벌건설은 현대종합연수원 공사 과정에서 하청업체에 지급한 공사비 중 일부를 다시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현대그룹의 부당 지원 과정과 비자금 조성에 황 대표가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황 대표가 현대그룹 경영에 개입한 단서가 드러날 경우 조만간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올초부터 황 대표가 현대그룹 경영에 부당개입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황 대표는 현대상선의 미국 내 물류를 담당하는 용역업체를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에 실제 단가보다 부풀린 가격으로 납품한 뒤 차익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340만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황 대표는 또 2011년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부당개입하고 불법대출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3월 황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현대증권 노조 등이 제기한 의혹을 중심으로 황 대표가 실제로 그룹 내 주요의사 결정이나 경영권에 관여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