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의 긴 터널, 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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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큐브 호텔까지 잇단 자산매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잇달아 자산매각을 해온 대성산업이 이번에는 디큐브시티 호텔을 내다팔았다. 이외에도 올해 대성산업의 재무개선을 위한 행보는 다양했다. 유·무상증자를 병행하는가하면 대성합동지주로부터 자금대여를 받았다.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수천억원대 대출지원을 받았고 시행사의 PF채무를 떠안아 우발채무 위험과 금융비용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성산업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나아지진 않은 모양새다. 대성산업의 재무개선이 언제쯤에야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부채비율 고공행진…건설 떼어내고 나아질까?
대성산업 측 “내년말 차입금 7000억원대” 예상

▲ 디큐브시티 전경

자산처분 잇달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지난달 28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을 ㈜제이알제12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14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대성산업은 ㈜제이알제12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지분 600만주를 300억원에 취득(지분 46.9%)한 뒤 호텔을 임차해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대성산업이 이번 자산매각을 통해 얻게 되는 재무개선 효과는 1100억원 수준이 되는 셈이다.

대성산업은 이전에도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며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했다. 올해 3월 이태원주유소를 190억원(개인투자자)에 처분했고 11월 동부주유소를 100억2540만원(개인투자자)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10월 대성스카이렉스를 1100억원에 통 매각했고 4월 대성산업가스에 디큐브시티 오피스(1440억원)를 넘겼다. 디큐브시티 오피스는 올해 5월 ㈜제이알제1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1490억원을 받고 매각한 상태다. 내년에는 자산규모가 가장 큰 디큐브시티 백화점도 처분할 예정이다.

다양한 재무개선 행보

대성산업의 재무개선 노력은 이외에도 더 있다. 대성산업은 재무개선을 위해 올해 잇달아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때마다 모회사인 대성합동지주(현 지분 54.68%)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올해 6월, 8월 단행된 유상증자에서 대성합동지주가 대성산업에 투입한 돈은 각각 306억원, 447억원이다. 대성합동지주로부터 자금차입도 했다. 지난 5월 440억원(차입기간 1.5개월·이자율 5.42%)을 시작으로 6월 110억원(6개월·5.40%), 11월 200억원(1년·5.77%)까지 대성합동지주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대성산업에 수백억원대 자금지원을 해줬다.

이 과정에서 대성합동지주는 지난달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대성산업 지분 71.51% 중 16.83%를 199억8000만원에 계열사인 한국캠브리지필터에 넘기기도 했다. 거래일자는 대성산업에 대한 200억원 대여일과 동일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캠브리지필터가 ‘대성산업 살리기’에 투입된 셈이다. 한국캠브리지필터는 지난해 매출 139억원에 영업이익 12억원, 부채비율은 6%대인 재무구조가 튼튼한 회사다.

대성산업은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올해 2월과 5월 이들로부터 4000억원과 5000억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12월에도 PF대출 보증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성산업에 대해 4000억원을 지급보증 해줘 특혜의혹을 받았다. 당시 정책금융공사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행위”라고 밝혔었다.

시행사의 PF채무를 대신 갚은 것도 장기적으론 재무개선을 위해서였다. 대성산업은 고금리 PF대출을 일반차입으로 전환해 금융비용과 우발채무 위험을 줄이고자 했다. 올해 3월 대성산업은 용인남곡이지구 아파트사업의 시행사 ㈜남곡이지구의 PF채무 1070억원, 5월 세운 5-1구역 복합타운 신축사업 시행사인 코아시그마의 PF채무 1800억원을 각각 대위변제했다.

지난해에는 용인구갈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사 ㈜푸르메주택개발의 PF채무 4300억원을 떠안았다. 동대문 이문동 아파트 신축공사의 시행사 ㈜나임국토개발(210억원), 가산동 디폴리스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의 시행사 가산브이프로젝트금융투자(1380억원) 등의 PF채무도 가져왔다. 지난 2년간 대성산업이 인수한 PF채무만 8700억원이 넘는다.

PF채무 인수로 금융비용을 줄인다고는 하나 그만큼 대성산업의 부채비율이 늘었다. 2011년말 224%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332%를 찍은 뒤 9월말 499%로 치솟았다. 이 기간 총차입금은 1조4200억원에서 1조7500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대성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월말 기준 119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9월 누적 영업손실도 2100억원으로 2011년부터 3개 연도 영업손실이 확정적인 상황인 등 재무지표가 좋지만은 않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4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디큐브시티 백화점과 PF채무 인수로 취득한 사업장 용지를 매각하면 내년 말 차입금이 7000억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석유가스 판매와 유전개발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난을 가져온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인천 도화동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 사실상 건설에서 손을 뗀 상태”라며 “건설사업 부문을 대성산업에서 인테리어 계열사인 에스필로 넘겨 대성산업가스의 플랜트 공사를 중점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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