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세 및 비자금 의혹을 받고 있는 효성 조석래 회장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조 회장은 10일 오전 9시44분경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법인세 탈루의혹과 양도소득세 탈루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짧게 답한 뒤 그룹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조사실로 걸어 들어갔다. 조 회장은 이날 밤 늦게까지 탈세 및 횡령·배임, 비자금 조성 의혹 등과 관련 강도높은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효성그룹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사업 부실을 숨기기 위해 1조원대 분식회계를 벌여 10여년간 법인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또 조석래 회장 일가가 1000억원대 차명주식을 보유하며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 계열사 효성캐피탈이 조석래 회장 일가와 임원 등에 1026차례에 걸쳐 1조2341억원을 불법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조석래 회장 일가가 횡령 및 탈세한 자금으로 국내외 비자금을 조성하고 차명대출 등을 통해 그룹에 거액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판단, 그룹 내 전반적인 자금 관리·집행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부당한 지시나 개입이 있었는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인 조 회장까지 소환한 만큼 검찰은 이달 내 수사를 매듭짓고 다른 임직원과 함께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을 소환 조사한데 이어 지난달 27일 이상운 부회장, 28~29일 장남 조현준 사장을 각각 소환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5일 지병으로 앓고 있던 심장 부정맥 증상이 악화돼 퇴원 20여일 만에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말에도 병세가 악화돼 15일간 입원했었다. 조 회장은 지병으로 고혈압과 심장 부정맥을 앓고 있으며 2010년에는 담낭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