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 장형진 회장 일가 소유회사 씨케이(CK)가 잇단 자금조달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유상증자를 실시한지 세 달만에 장 회장의 차남으로부터 자금차입을 한 것이다. 씨케이가 장 회장 일가가 지난해 설립한 유한회사라는 점에서 이 같은 행보를 눈여겨 보는 시각이 많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케이는 지난 6일 장 회장의 차남 장세환씨로부터 26억원(이자율 4.05%)을 빌렸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씨케이 자기자본의 61.3%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차입기간은 2014년 12월 5일까지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으로 명시됐다.
앞서 씨케이는 지난 9월 11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장 회장과 두 아들 세준·세환씨가 총 90억원, 딸 혜선씨가 20억원을 투입하면서 씨케이 지분구도는 장 회장과 세준·세환씨 각각 24.7%, 혜선씨 18.8%, 부인 김혜경씨 7.1%가 됐다. 증자목적은 기타자금 조달이었다.
즉 씨케이는 오너일가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 110억원을 조달한지 3개월 만에 오너일가로부터 26억원을 빌린 것이다. 물론 이번 자금차입은 씨케이가 설립된 지 1년밖에 안 된 회사라 이렇다 할 영업실적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씨케이의 잇단 자금조달이 주목되는 건 씨케이가 설립부터 범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온 탓이 크다. 투자자문업체 씨케이는 지난해 10월 장 회장 부부와 세 자녀가 35억원(20%)을 투입해 설립된 회사다. 형태는 유한회사로 대기업 오너일가가 폐쇄적 성격의 회사를 세우면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더욱이 씨케이는 설립직후인 지난해 10월 영풍그룹 상장사인 시그네틱스 지분 4.17%를 약 1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시그네틱스는 지난해 매출 3099억원과 순이익 159억원을 올린 우량계열사다. 시그네틱스에 대한 장 회장 일가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로 향후 장 회장 일가가 씨케이를 통해 주요계열사를 지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근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