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최근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러시앤캐시는 4개의 가교저축은행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부업을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프로배구팀 운영 및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CF 등으로 이미지 재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러시앤캐시, 저축은행 인수전 참여…유력 후보
감성적 CF, 배구팀 창단으로 ‘긍정 이미지’ 심기
최윤 회장 “저축은행 인수하면 대부업 비중 줄여”
‘러시앤캐시’는 국내 대부업체 1위로 꼽히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운영하는 대부업 브랜드다. 최근 아프로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교저축은행 인수에 나서 대부업계를 비롯한 금융계 전체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 인수에 도전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이번이 열 번째로 꼽힌다.
저축은행 인수 ‘유력 후보’

‘가교저축은행’이란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100% 지분을 소유하는 형태의 저축은행을 뜻한다. 현재 예금보험공사는 예주·예성·예나래·예신저축은행 등 가교저축은행 네 곳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인수전에 아프로파이낸셜그룹(러시앤캐시)은 물론 대부업체에서 업계 3위로 꼽히는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 등이 뛰어들었다. 지난 12월 19일 예금보험공사는 네 군데 가교저축은행의 주식 100%를 매각하기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는데 러시앤캐시와 웰컴론 등 3~5군데의 투자자가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투자자 대부분은 대부업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전을 진행하며 예금보험공사는 각 저축은행별로 입찰을 개별적으로 받았지만 한 투자자가 여러 곳에 동시에 입찰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조치하는 바람에 투자자 대부분이 중복으로 참여했다.
저축은행별로는 예성저축은행에는 네 곳의 투자자가 몰렸으며, 예주저축은행에는 투자자가 세 곳, 예나래저축은행에는 다섯 곳, 예신저축은행에는 네 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가교저축은행 가운데 예주·예성·예신저축은행은 서울을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으며 수도권에 각각 8개·1개·7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전라·충청 지역을 영업구역으로 두고 있는 예나래저축은행은 총 여덟 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주부터 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내년 1월부터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실사를 통해 1월 말 경에는 본 입찰을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 주관사는 예주저축은행·예신저축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이, 예성저축은행·예나래저축은행은 삼정회계법인이 맡았다.
이번 인수전은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을 허용한 뒤 진행되는 첫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과연 대규모 대부업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매각에 실패한 가교저축은행들을 인수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가교저축은행 인수전에서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앞으로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사례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 역시 향후 대부업체라 해도 자기자본이 500억 원을 넘는 경우 인수조건은 충족시키면 저축은행 인수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 사례는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이미지 심는다”
이렇게 최근 러시앤캐시는 저축은행 인수전 참여를 필두로 최근 몇 년 간 보다 의욕적인 자세로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앤캐시는 독특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여러 편의 CF 영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등장한 러시앤캐시 관련 CF는 모두 “러시앤캐시가 비록 제1금융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문턱 높은 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서민에게 꼭 필요한 금융 관련 기업이다”라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최근 러시앤캐시 관련 CF를 보면 여느 시중은행 광고 못지않은 세련된 영상기법이 돋보인다”며 “이를 통해 금융 소비자들에게 자칫 ‘대부업체’라면 떠오르게 마련인 상당히 부정적인 선입견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앤캐시는 치밀한 광고 전략 외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작업을 여러 방향에서 전개해 오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프로배구단 창단과 사회공헌 활동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올해 4월 프로배구단인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배구단’을 전격적으로 창단했다.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배구스타 김세진 씨를 팀 감독으로 영입해 커다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프로스포츠 팀 구단은 원래 규모가 탄탄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것으로 대중의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며 “러시앤캐시는 프로배구팀 출범을 계기로 이런 대중의 선입견에 파고들어 ‘러시앤캐시가 건실한 우량 기업일 지도 모르겠다’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밝고 건강한 분위기의 CF, 그리고 프로 스포츠팀 운영을 통해 러시앤캐시는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 못지않게 대중에게 노출되는 빈도수가 매우 잦다”며 “여기에 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통해 ‘규모 있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이와 아울러 러시앤캐시는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러시앤캐시는 해마다 고등학생·대학생·대학원생을 선발해 학비 전액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12월 23일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이끄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2월 2일부터 그룹 임직원 1,500명이 참여하는 연말 사회공헌 활동을 대규모로 펼치고 있다고 밝혀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러시앤캐시는 독거노인 및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특히 12월 초에는 경기도 안산 지역 김장 작업 및 쌀 배달을 시작으로 부산·강원도 원주에서 연탄 배달, 쌀 배달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 사회공헌 대축제는 12월 28·29일 진행된 대전·광주·제주지역 봉사활동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저축은행-대부업 이원화 시스템
현재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이끄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자기자본은 9월말 기준 1조100억 원으로 기록됐다. 서민금융 대출을 다루는 캐피탈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금융업종 내에서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기업은 러시앤캐시와 현대캐피탈 단 두 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가에서는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자기자본 증가는 대부분 순이익으로부터 비롯됐다”며 “현재 이 기업은 연평균 830억 원씩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놀라워한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대출채권 규모는 올해 6월말 기준으로 1조7,128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 금액은 지난해 동기간 대출채권인 1조4,139억 원에 비해 무려 2,989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또한 러시앤캐시는 대부업체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고객 연체율에 대해서도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러시앤캐시의 연체율을 보면 1일 이상 연체율은 14.0%, 1개월 이상 연체율은 8.2%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현재 금융당국이 파산 제도 등 저신용자들의 채무를 탕감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채무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만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평론가는 “이 때문에 현재 각 대부업체의 고객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현재 러시앤캐시의 실질적인 연체율은 결코 나쁜 편이 아니다”라며 “그만큼 경영 방향 및 성과가 좋은 편이라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성과에 자신감을 얻은 듯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지난 12월 18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 소재한 저축은행을 포함하여 모든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가능하다면 저축은행을 한 개 이상 인수할 수도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최윤 회장은 “만약 복수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다면 전부 인수를 검토해 볼 것”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이 날 최윤 회장의 발언으로 금융권은 러시앤캐시가 서울권 저축은행 인수만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예상과 달리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지방 저축은행을 포함한 모든 매물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윤 회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20%대의 중금리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향후 플랜도 설명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기존 대부업을 축소내지는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당장 대부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최윤 회장은 “여러 사정으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7등급 이하 저신용자 고객은 부득이하게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아직은 대부업을 유지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했다.
아울러 최윤 회장은 “지금 당장 대부업을 접을 수는 없지만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저축은행의 비중을 늘리고 대부업 비중은 차츰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해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일단은 저축은행-대부업이라는 이원화 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