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자녀들의 첫 출자회사로 주목받은 아이시어스가 새해 첫 달부터 모회사로부터 돈을 빌렸다. 아이시어스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실적부진에 따른 재무악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그룹지원을 받으며 연명해나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시어스는 지난 8일 아이서비스로부터 1억3800만원(연이율 6.9%·차입기간 1년)을 빌렸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자금차입이 재개된 것이다.
아이시어스에 대한 현대산업개발의 자금지원은 설립년도인 2011년부터 계속됐다. 특히 설립직후 실시된 유상증자에는 정몽규 회장 일가가 5억원을 출자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 자녀의 경우에는 첫 계열사 출자였다. 그 결과 아이시어스 지분구도는 정 회장 13.33%, 부인 김나영씨·차남 원선·삼남 운선군 6.67%씩이 됐다.
이후에는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이 이뤄졌다. 아이시어스는 최대주주(46.67%)인 아이서비스로부터 2012년 5월부터 이번까지 17차례에 걸쳐 자금차입을 했다. 특히 지난해 아이시어스의 자금차입 횟수만 만기연장을 포함해 총 12번에 달했다. 자금차입 목적은 모두 운영자금이었다. 회사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차입금액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아이시어스가 그 만큼도 자급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이시어스는 2011년~2012년 매출이 0원이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4억6000만원에서 14억1800만원, 순손실은 4억5000만원에서 14억4400만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비록 지난해 1~9월(현대산업개발 분기연결검토보고서 기준) 아이시어스는 매출 100만원을 기록하며 ‘매출 0원’이란 오명을 탈피하긴 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9억8500만원, 10억3200만원으로 여전히 컸다.
실적부진이 계속되면서 아이시어스의 재무악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3년(2011년~2013년 9월)간 아이시어스 자산총계는 11억1600만원에서 6억9200만원으로 줄었고, 부채총계는 2억2000만원에서 20억8400만원으로 늘었다. 그 결과 아이시어스는 자본총계 마이너스(-) 13억9200만원(자본금 15억원)으로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한편 아이시어스는 지난해 5월에는 경영진을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질책성 인사인 동시에 회생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성격으로 해석했다. 설립당시부터 관여했던 고봉군 대표이사 대신 박재우 상무가 대표이사로 승진됐고 류주현 아이콘트롤스 상무가 현계흥 아이서비스 사장과 함께 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