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삼성의 이 같은 의도와는 달리 지난 25일 삼성이 배정한 학교별 추천인원수가 공개된 후부터 대학서열화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외 삼성이 재단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균관대가 가장 많은 추천인원을 할당받았다는 점, 여대는 할당인원이 적다는 점, 호남권보다 영남권 대학 할당인원이 많다는 점 등에서도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한국대학신문 등에 따르면 삼성으로부터 총장 추천인원을 통보받은 전국 200여 대학 가운데 삼성이 재단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성균관대가 115명 추천권을 확보, 가장 많은 추천인원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서울대·한양대(각 110명), 연세대·고려대·경북대(각 100명), 부산대(90명), 인하대(70명), 경희대(60명), 건국대(50명)가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여대 중에서는 이화여대에 가장 많은 30명을 배정했고, 이어 숙명여대(20명), 성신여대·서울여대(각 15명), 동덕여대(13명), 덕성여대(10명) 등 순이었다. 영남권인 경북대와 부산대는 각각 100명, 90명을 할당받은데 반해 호남권인 전남대와 전북대는 각각 40명, 30명을 배분받았다. 또 부산에 있는 부경대(45명), 동아대(25명)보다 호남대와 목포대(각 10명) 할당인원은 적었다.
이에 야권에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27일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삼성이 대학총장의 채용추천권을 할당하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가 지속된다면 명문대 서열이 삼성의 할당숫자로 바뀌고, 대학들은 할당 인원을 늘리려고 삼성 로비에 나서는 등 삼성공화국은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놓고 대학을 한 줄로 정렬시켰다.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이자 지금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절박한 취업문제를 고리로 대학과 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지금보다 더 확대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며 “삼성이야말로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기업’이라는 국민적 지탄과 비판을 똑똑히 새겨들어야 할 것” 비판했다.
삼성은 이 같은 반응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뉴시스에 “높은 성과를 내고 성실하게 일한 기존 입사자 출신대학 등을 고려해 대학별 할당기준을 정했다”며 “학교별로 차별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비판이 제기돼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은 대학총장 추천제를 통해 연간 5000여명의 인재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삼성이 채용한 신입사원 수는 9000여명.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 총장 추천제로 채용된다는 얘기로 그만큼 총장 추천권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오후 3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 1~10위가 모두 ‘삼성+xx대’로 도배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