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개발사 카카오가 새 먹거리를 위한 준비에 분주한 모양새다. 카카오는 누적 가입자 1억3000만 명의 카카오톡, 카카오 게임 등으로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카오 게임 수수료에 대한 불만, 네이버의 행보 등 악재에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새 먹거리를 찾아 돌파구로 삼으려는 행보를 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하기’ 수수료 인하·네이버 행보 ‘불안요소’
“경쟁 아닌 차별화 필요…새 컨텐츠 개발해야”

카카오는 2014년을 포함, 3년 연속 실적 개선을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는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카카오 게임하기’ 흥행에 힘입어 2012년 9월 흑자로 전환해 461억 원의 매출을 냈다. 2013년에는 2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5배 가량 늘었다.
또 카카오는 2015년 5월을 목표로 국내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이다. 1월 기준 카카오의 주식은 장외 거래시장에서 9만 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말레이시아 버자야 그룹은 카카오의 지분 0.4%가량을 주당 9만원, 총 110억 원에 사들였다. 이같은 가격으로 미루어볼 때, 당장 기업공개를 단행할 시 카카오의 시가 총액은 약 2조3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악재’ 겹친 카카오
그러나 카카오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먼저 게임업체 등에서 받고 있는 수수료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면 개발자는 21%의 수수료를 카카오에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게임사들은 카카오 외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수수료 30%를 내고 있어 정작 개발사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은 전체 매출 49%에 불과하다.
실제로 컴투스의 경우, 12일 발표한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86.9% 감소한 4억7600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공시에서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카카오 플랫폼 게임의 매출 비중이 늘어 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 게임사에서는 수수료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정부부처는 3월 중으로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산업 발전 전략’에 ‘플랫폼-개발사간 수익배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의 수익 배분 형평성 논란을 종식시키고 플랫폼-개발사간 상생모델을 구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재는 또 있다. 바로 네이버다.
네이버는 카카오의 두 분야와 모두 경쟁 구도에 놓여 있다. 카카오톡은 ‘라인’, 카카오 게임하기는 ‘밴드게임’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라인은 전 세계 가입자 3억4000만 명을 돌파한 글로벌 메신저다. 특히 일본을 텃밭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태껏 카카오톡에 밀려 국내에선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실제로 라인의 지난해 매출 1369억 가운데 80%가량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다르다. 네이버는 6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마케팅비로 2668억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황인준 네이버 최고 재무책임자는 “경쟁 상황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달라지겠지만, 지난해 정도로 집행하면 올해 흑자전환도 기대해볼 만 하다”라며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힘입어, 라인은 김수현·전지현 주연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간접광고를 하면서 국내 마케팅 강화 행보에 나섰다.
밴드의 행보도 위협적이다. 6일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1분기 중 밴드를 통한 게임 서비스를 우선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폐쇄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밴드를 앞세워 현재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유통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11일 네이버는 밴드게임의 수익률 배분을 통해 개발사에 최저 56%, 최고 64% 지원하는 안을 확정했다. 총 수익의 36%를 네이버(20%), 캠프모바일(16%)에 유통비용으로 할애하고, 게임개발사에 최대 64%를 배분한다는 것이다. 특히 밴드게임 입점사가 네이버 앱스토어가 아닌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유통할 경우에도, 구글 또는 애플에 30%, 캠프모바일에 14%를 유통비용으로 지불하고, 개발사에 56%를 지급키로 했다.
즉, 구글과 이통사가 게임 매출의 30%, 카카오가 21%를 선 공제하는 카카오톡 게임 유통구조와 비교해 실제 게임 개발업체들이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새로운 컨텐츠 개발해야”
이같은 불안 요소 속에, 카카오가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3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카카오는 게임 이외의 킬러컨텐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경쟁 체제로 갈 것이 아니라, 차별화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카카오가 해외 진출을 노리기에 앞서 국내 사업에서 먹힐만한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컨텐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카카오 자체도 뉴스 서비스 등 컨텐츠 발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의 수수료와 관련된 악재를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로 자체 앱마켓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달 23일 ‘카카오 마켓’과 ‘마카오’등 2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두 상표에 공통적으로 기재된 8가지의 설명 내역은 지난 2012년 구글의 ‘구글 플레이’에 대한 상표 기술 내역과 비슷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당 상표가 자체 마켓 명칭을 위해 출원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특히 ‘마카오’ 역시 Market의 Ma와 카카오의 Kakao를 결합한 것으로 보여 관련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카오 역시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14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신규 서비스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 게임이 워낙 ‘대박’을 치다 보니까 그 분야에 많은 관심이 쏠려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가 부진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며 “뮤직 서비스나 커머스 등 다른 사업 역시 현재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뉴스 서비스와 관련해선 “뉴스 자체를 제공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들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며 “현재 구상 단계인데, 언론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새 컨텐츠들을 계속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