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새정치연합과의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극심한 내홍 조짐이 일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통합을 결정한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 모두 대표적 비노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통합신당은 친노세력을 배제하기 위한 플랜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었다.
통합신당을 견제하는 새누리당에서 특히 이 같은 꼼수 시선이 짙었고, 거듭된 새누리당의 공세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고위정책회의 공개 석상에서 “이간질의 구태정치”라며 반발한 바 있다. 전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좌클릭도, 우클릭도, 배제도, 갈등도 아닌 오직 국민을 향해 직진하는 ‘국민클릭’만으로 통합과 단결의 과정이 돼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친노 저격수로 불리는 당내 대표적 反친노 인사인 조경태 최고위원이 친노세력을 ‘종북세력’으로까지 표현하며 “신당에 따라오지 말라”고 말한 것. 평소 워낙 친노 인사들과 갈등의 골이 깊었던 탓에 조 최고위원 개인적 의견이라는 게 대체적 시선이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신당이 창당되기에 앞서, 어떤 형태로든 친노인사들과 확실한 관계정립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터졌다? 친노, 부글부글
조경태 최고위원 발언은 지난 13일, <뉴스1>과 통과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통합신당과 관련해 “국가정체성에 대한 이념이 다른 사람들, 패권주의적인 사람들과 한 지붕 두 가족이 더 이상 돼선 안 된다. 이대로 가면 ‘도로 민주당’”이라며 “친노종북 세력은 신당에 따라오지 말라”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정계개편을 통해 정확하게 신당도 신당답게 가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 126명 의원들이 그대로 합쳐지면 그 속에 안철수가 꽂혀 있는 것밖에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정치적 이득과 목적을 위해 아닌 것처럼 해서 따라와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태에 대해 우유부단하고 제대로 내려놓지 못하고 동조하는 세력이 있지 않냐”고 거듭 친노세력을 겨냥했다. 또, 친노세력이 신당에 합류했을 경우의 문제로 “감놔라 배놔라 해서 분파-분열적인 신당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친노 인사들이 발끈하며 반응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최민희 의원은 14일 조 최고위원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조경태 의원의 발언을 심각한 이지메정치로 규정한다”며 “도대체 종북친노가 무슨 뜻이냐”고 강하게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아무런 개념규정 없이 일부 보수세력이 쳐놓은 야권분열 프레임에 빠져 내부분란을 야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민주당은 친DJ-친노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조 최고위원이 당내 친노 인사들을 겨냥해 ‘대선패배 책임회피’ 비판을 가해온 것과 관련해서도 “누구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못 봤다”며 거듭 “걸핏하면 보수언론과 발을 맞추어 당내외 분란발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특히, 최 의원은 조 최고위원의 이 같은 친노 비판 발언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획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최 의원은 “누가 종북친노인지 밝혀 달라. 종북이 무엇이고 친노가 무엇인지, 종북친노는 또 무엇인지 추적해보자”며 조 최고위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앞서 조 최고위원에 대해 “더 이상 내무반에 총질하지 말라”면서 출당조치까지 요구해왔던 정청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사건건 문재인 공격하고 새누리당 박근혜정권 추종하는 어줍잖은 객기부리는 당신은 배노종박이냐”며 “배신자의 말로를 기억하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