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몽준에서 김황식으로 화력집중 왜?
민주, 정몽준에서 김황식으로 화력집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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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선언과 동시에 집중 견제, “4대강 대독총리” 맹공
▲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6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민주당의 화력이 정몽준 의원에서 김 전 총리 쪽으로 급격히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 / 유용준 기자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6.4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민주당의 견제구가 정몽준 의원에서 김 전 총리 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황식 전 총리가 출마를 공식 선언한 16일부터 민주당의 견제 메시지는 김 전 총리 쪽으로 확 쏠리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이유였지만,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 이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총리는 그동안 박심을 중심으로 한 ‘친박 지원설’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 친이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또, 호남 출신인 이유에서 옛 민주당 일부 인사들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민주당은 특히 이점, 김 전 총리가 본선에 올랐을 때 호남향우회 등 호남표가 분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친박+친이+옛 민주계’라는 범계파 차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민주당으로서는 정몽준 의원 못지않게 김 전 총리도 확실하게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견제구를 날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역전’ 자신감 이상의 확신?
현재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상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력에서 정몽준 의원이 김 전 총리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실시된 중앙일보와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력에서 정몽준 의원이 38.0%를 얻었고, 김황식 전 총리는 18.1%를 얻어 격차가 크게 났다. (서울시 유권자 800명, 집전화 RDD와 휴대전화 DB 병행 실시,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5%p, 응답률 30.5%)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정몽준 의원의 경쟁력이 김 전 총리를 앞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이 같은 경쟁력 조사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개의치 않는 정도가 아닌, 오히려 가볍게 받아들이며 경선 승리에 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김 전 총리는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14일 귀국하면서 “야구로 말하자면 역전 안타를 치겠다”, “한 달 정도면 순식간에 모든 것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등 거듭 예사롭지 않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거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의 일반적 자신감 표현일 수 있지만, ‘한 달’이라는 시점까지 언급하며 판세를 낙관적으로 예측했다는 점이 남다르다. 자신감 이상의 확신에 찬 뉘앙스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김황식 전 총리에 화력 집중하는 민주
민주당에서는 그런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 전방위에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몽준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고,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만 견제 발언이 나왔다. 김 전 총리가 출마선언을 한 16일 오후 이후로 민주당에서 정몽준 의원 비판 발언들은 쏙 들어갔다. 김 전 총리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를 겨냥해 “자신들의 감사원조차 총체적 부실, 비리였다는 4대강 사업이 아직도 정당하다고 강변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최장수 총리라면 총체적 부실, 비리 지적에 국민 앞에 사죄하고 조용히 뒷방으로 물러나는 게 도리 아니냐”고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우 최고위원은 “이 뿐인가. 이명박 정부 5년은 본격적인 경제개발 이유로 최초의 실질임금 마이너스 시대를 만들어 서민경제를 파탄냈다”면서 “자격도 없는 후보가 또다시 서울시장이라니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맹성토했다.

박혜자 최고위원은 서울시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 문제를 언급하며 “MB정부 당시의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씨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면서 서울의 자살률이 전국 최고라고 비판하고 나섰다”면서 “새누리당 대통령과 새누리당 시장시절에 급격하게 늘어났던 자살률이 민주당 시장 들어서 감소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런 후보, 국민의 마음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김 전 총리에 대한 서울시장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았다.

한정애 대변인도 16일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 하에서 4대강 사업으로 이 땅의 생명을 파괴하고, 경제 실패로 서민경제를 파탄 내 국민을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누구냐”며 “이명박 정부의 총리로서 멀쩡한 4대강을 죽이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어도 제대로 된 역할을 보여주지 못했으면서 이제 와서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힐난했다.

한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이자 ‘박심’ 공천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의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김황식 전 총리는 ‘특권 낙하산 후보’로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재임 기간 죽어나간 4대강 사업과 MB정권의 실정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한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도 “4대강 사업에 무한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거듭 날 세워 비난했다.

그동안 정몽준 의원에 집중해 비난 논평을 내놓던 기동민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이날 논평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를 겨냥했다. 기동민 부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불어났던 서울시 채무를 박원순 시장이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 전 총리께서는 5년간 21조원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MB의 4대강 사업에 단 한 번이라도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있느냐”며 “이 때문에 항간에서 김 전 총리를 4대강 대독총리라 지칭했던 사실을 알고 계시느냐”고 따져 물었다.

기동민 부시장은 그러면서 “김 전 총리께서는 대법관, 감사원장을 거쳐 불과 일 년여 전까지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책임지셨다”며 “정치적 수사와 통계자료 몇 개로 서울시장 출마의 변을 밝히기엔 윗분들의 그림자가 너무 짙은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민은 4대강 사업 강행, 일자리 및 복지 예산 삭감 등 MB 정부의 실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서울시장은 권력자가 원하는 시정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칠 준비와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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