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18일에는 ‘박심’ 논란과 관련해 두 사람이 한 차례 공중전을 펼치고, 이날 저녁 열린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 자리에서는 양측 관계자들이 고성의 말다툼까지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한 신경전에 불이 붙게 된 것은 김황식 전 총리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한 발언 때문이었다. 김 전 총리는 박심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일체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일이 없다”고 했지만, 곧이어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런저런 문제에 관해 상의한 적은 있다”고 밝힌 것.
이를 두고 정몽준 의원 측은 논평을 내고 “김황식 후보는 세간에 떠돌던 ‘청와대 개입설’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2월4일 국무회의에서 ‘선거중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시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할 것’이라고 밝힌 공무원의 선거 불개입 의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문제 삼고 나섰다.
그러자, 이에 김황식 후보 측은 “김황식 전 총리가 마치 서울시장 출마문제를 김 비서실장과 상의한 것처럼 오해하거나 확대해석 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름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11월 초에 안부차 전화를 드렸다. 법조계 선후배로 평소 친분이 있는 관계여서 실장 취임 축하도 드리고 이런저런 덕담을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도 관계자도 이 같은 논란에 “김 비서실장과 김 후보는 법조계 선후배이자 대학 선후배 관계”라며 “김 실장이 지난해 8월 비서실장에 임명됐는데 김 후보도 당시 통화에서 그 소식을 듣고 축하인사를 한 것이고 출마를 상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이 논란을 크게 다뤘고,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만찬 자리에서 김 전 총리 측과 정 의원 측이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몽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에 구심점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이에 김황식 전 총리 캠프 총괄을 맡고 있는 친박계 이성헌 전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고 이 자리에 당대표도 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맞섰다.
또, 이성헌 전 의원은 서울지역 공천관리위원이자 정몽준 의원을 돕고 있는 이노근 의원에게 “공천 관리를 제대로 잘해달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당신이 왜 훈계야”라고 날 세워 반응했고, 이성헌 전 의원이 “당신이라니”라고 불쾌해하면서 말다툼으로까지 번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주변에서 말리고 정 의원이 자리를 뜨면서 소란은 가라앉았지만, 양측의 감정이 아주 좋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시사포커스 / 정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