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정몽준-이혜훈 3人3色 캠프, 누가 이끄나?
김황식-정몽준-이혜훈 3人3色 캠프, 누가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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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김황식 vs 친이계 정몽준 vs 친박 원로 이혜훈
▲ 왼쪽부터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사진 / 유용준 기자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구도가 3파전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각 후보자 캠프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번 경선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대선주자급 거물들이 진검 승부를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흥행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친박 이혜훈 최고위원의 변수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3파전 경선이 크게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당내 각 계파가 암묵적으로 분화돼 각 후보들을 물밑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직접적으로 캠프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당협위원장이나 현역 국회의원들도 일찍이 캠프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보자 캠프 사무실을 놓고도 흥미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의 경우, 각각 대하빌딩 6층과 7층에 나란히 캠프를 꾸렸다. 김 전 총리는 친박 지원설이 돌았었고, 이혜훈 최고위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 인사다. 두 예비후보 모두 박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셈인데, 공교롭게도 대하빌딩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캠프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반면, 정몽준 의원은 대하빌딩 옆쪽에 자리 잡은 용산빌딩 3층에 캠프를 꾸렸다. 용산빌딩은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가 있던 곳으로, 정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 이재오 의원 등 친이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캠프 위치만 놓고도 이번 서울시장 경선 구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캠프 위치까지 이야깃거리가 된다는 것은 당내 경선이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치러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대선 경선을 방불케 할 만큼 판이 커지며 치열해지고 있다. 경선의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각 캠프를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김황식, 친박 중심에 친이계도 물밑 지원
지난 16일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진 김황식 전 총리의 경우 다른 후보들보다 다소 늦게 출발하는 만큼 캠프 구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 전 총리 캠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계파 초월형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친박계 지원설이 돌아 친박인사들 중심으로 캠프가 꾸려질 것이 예상됐었지만, 실제 캠프에는 계파를 넘어선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캠프 총괄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조직 관리를 맡았던 친박계 조직통 이성헌 전 의원이 맡았다. 공보 담당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시절 초대 국회 대변인을 지낸 허용범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이 맡게 됐다. 허용범 전 대변인 또한 이성헌 전 의원과 가까운 친박 성향이다. 허 전 대변인과 함께 유성식 전 총리실 공보실장도 공보 업무를 맡는다.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 및 중앙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오신환 관악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당협위원장 10여명도 캠프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박근혜 대통령 외곽조직인 ‘국민희망포럼’ 실무진들도 캠프에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이계 인사지만,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대변인을 지내고 인수위 시절에도 대변인을 지내며 계파 초월적 성향을 보이는 박선규 영등포갑 당협위원장도 캠프에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적 MB맨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한 캠프 합류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이 같은 합류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측근 인사들에게 서울시장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권에서는 이 전 수석 뿐 아니라 친이계 인사들이 오래 전부터 김황식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경우 직접 캠프에서 돕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민주당 측 인사로는 박병윤 전 의원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DJ정부 출신 인사들의 캠프 합류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박병윤 전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 사돈이기도 해 DJ정부 출신 민주당 전직 의원들의 적극적 합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몽준, 측근+친이재오계
현재까지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경우, 측근 인사들의 합류가 두드러진다. 특히,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앞서 정 의원에 대한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초, 정몽준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이재오 의원이 이처럼 정몽준 의원 지원 의사를 밝힌 만큼, 이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친이계 인사들의 대거 지원이 예상되기도 한다.

캠프 좌장은 정몽준 의원과 가까운 이사철 전 의원이 맡고 있다. 또, 정 의원 최측근으로 불리는 안효대 의원과 정양석 전 의원이 조직을 꾸릴 예정이다. 안효대 의원의 경우 정몽준 의원이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바꾸기 전까지 탄탄한 지역관리를 해왔던 울산 동구를 이어받은 인연이 있으며, 정양석 전 의원은 정몽준 의원이 당대표 시절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이밖에 캠프 대변인은 CBS 기자 출신으로 정몽준 의원 싱크탱크인 ‘해밀을 찾는 소망’ 박호진 기획실장이 맡았다. 당 대변인을 지낸 친이계 조해진 의원이 공보 쪽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밖에도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광철 보좌관과 윤덕수 전 KBS 대구총국장도 공보 업무를 맡으며 캠프 전반을 꾸려가고 있다.

노원구청장 출신의 이노근 의원도 정책을 맡아 정 의원을 물밑에서 돕고 있으며, 염동열 의원과 김용태 의원 등 친이계 인사들이 물밑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친박 중심…정책적 차별화 눈길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 인사인 이혜훈 최고위원 캠프에는 당내 원로 인사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서울 조직인 ‘서울희망포럼’ 이사장을 지낸 강인섭 전 의원,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김호일 전 의원 등이 이 최고위원을 돕고 있다. 

또, 윤한도 전 국회의원과 홍순호 전 육군대장 등도 적극적인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실무총괄은 친박 정인봉 전 의원이 맡고 있다. 이밖에 방태원(동대문을), 구제남(성북을), 박종환(강북을), 홍범식(노원을), 허준영(노원병), 신영섭(마포갑), 김성동(마포을), 이명재(은평갑), 양창영(영등포을), 최형식(관악갑), 김기철(강서갑) 당협위원장 등도 대거 이 최고위원을 지원하고 있다.

자문 역할에도 김을동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태기(성동갑), 강동호(중랑을), 김규성(성북갑), 유경희(도봉갑), 신현만(도봉을) 당협위원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경제학 박사 출신인 만큼 캠프 내에 ‘서울혁명 정책자문단’을 꾸려 정책적 차별화를 강화하도록 전문가 그룹의 도움도 받을 예정이다. ‘서울혁명 정책자문단’은 이경태 고려대 석좌교수(전 OECD 대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를 대표를 맡고 있으며, 교수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해고 있다.

앞서서는 옛 친박연대에서 활동하던 인사들 일부가 캠프에 합류해 실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시사포커스 / 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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