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2차 집단휴진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일부터 예정된 의료계 총파업이 유보됐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이어 “이번 투표는 총파업 ‘철회’가 아닌 ‘유보’”라고 밝히며 “정부가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을 밀고 나간다면 또 다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정부가 합의안 이행을 하지 않을 시 다시 파업을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17일 의-정이 발표한 양측의 합의안을 두고 이를 수용해 집단 휴진 철회 여부를 묻는 의협 전 회원 찬반투표를 지난 18일 실시한 결과 9만 710명의 회원 중 4만 1226명이 참여해 45.44%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찬성 2만 5628명(62.16%)-반대 1만 5598명(37.84%)로 집단휴진이 가결됐다.
원래 이 날 투표 결과는 20일 정오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성과 관련 정부와 의협이 이견을 보이면서 발표가 지연됐다. 이에 노 회장은 발표결과를 밝히기 직전 “정부가 협의사항을 번복하는 것은 신뢰의 문제인 만큼 개표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의협은 정부 측 협상단 대표인 권덕철 의료정책담당관이 “건정심 구성과 관련, 공익위원 선정 절차는 현행법에 대비시켜 설명한 것이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켰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직후에야 비로소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의협은 원격의료, 의료법인 영리화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지난 10일 1차 집단휴진을 한데 이어 오는 24일 2차 집단휴진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의료대란’을 우려하며 의협과 비공식 협상에 나서 의료계 측 주장을 사실상 모두 수용하며 2차 집단휴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 회원 투표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