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 골머리 ‘지끈’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 골머리 ‘지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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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자사주 매입 등 자구책에도 불안감 여전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임원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재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모기업인 포스코가 ‘효율화’를 이유로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설 불식 시키고자 자사주 매입, ‘주가 끌어올리기’ 돌입
포스코그룹 “대우인터내셔널 매각할 수 도” 입장 밝혀 화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매각관련 “여러 가지 가능성 보고 있다”

▲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임원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재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시스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임원 등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끌어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경영진 자사주 매입해

지난 6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다섯 명은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9일까지 대우인터내셔널 주식 8,400주·2억6,900여만 원 어치를 사들였다. 구체적인 상황을 보자면 전병일 사장이 지난 6월 3일 주당 3만2,117원에 3,360주를 장내 매입 했다. 전 사장은 이러한 매입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총 5,494주로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정환 부사장은 지난 6월 5일 1,000주를 사들여 보유 주식이 9,937주로 증가했다. 최정우 부사장의 경우도 지난 6월 5일 1,500주를 사들여 모두 2,000주의 대우인터내셔널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아울러 김선규 전무는 지난 6월 5일 1,000주를 매입했으며 이창순 전무의 경우는 지난 5월 30일부터 지난 6월 9일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 1,900주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경영진이 필사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는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버리고 회복세를 보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6월 11일에는 주가가 3만6,000원선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전 사장 등의 자사주 매입 노력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대우인터내셔널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상당 부분 자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 심리를 대내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렇게 전병일 사장을 위시한 대우인터내셔널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일에 전격적으로 나선 이유에는 지난 4월 “모회사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뒤부터 급속히 추락한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고육책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4월 29일 포스코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그룹은 외부 컨설팅사에 그룹 전반의 구조재편 방안을 의뢰해 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그룹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매각 여부가 오르내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라, 그만큼 대우인터내셔널이 대내외적으로 입는 타격은 만만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애매한 입장 보이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포스코 측은 현재 상태로는 대우인터내셔널을 감당하기 버겁다고 여기는 듯 하다”며 “이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대우인터내셔널을 ‘개편’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전망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매각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국내 철강 유통을 맡고 있는 포스코 P&S와 합병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만약 대우인터내셔널이 전량 매각 방식이 아니라 포스코 P&S와 합병되는 상황이 도래할 경우, 미얀마 가스전 등 기존의 자원개발 부문은 포스코에너지가 맡게 된다. 아울러 상사 부분에서는 국내 파트는 포스코P&S가, 해외 판매 분야는 대우인터가 맡게 되는 이른바 ‘이원화’ 방안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지난 5월 19일 개최된 포스코그룹 기업 설명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의 향후 향방과 관련해 과연 어떠한 언급을 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권오준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의 거취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는 등 극히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 권오준 회장은 업계에서 불거져 나온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의 코멘트를 남겼다. ⓒ뉴시스

권오준 회장은 기업설명회에서 “구조조정 대상은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계열사 사업들의 가치를 면밀하게 계산하고 있다”며 “대우인터내셔널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다만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부언했다.  권오준 회장은 업계에서 불거져 나온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시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의 코멘트를 남겼다.

이와 아울러 권오준 회장은 “올해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억, 내년에는 3,000억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캐시카우 역할을 잘 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충분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고 경영을 잘 한다는 보장이 있는 외부 회사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간다면 매각 가능성이 있겠으나 현재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지난 4월 29일 포스코 측이 줄곧 견지해 오고 있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의 연장선”이라며 “하지만 권 회장의 발언이 투자자 등 주식 시장을 안심시키는 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권오준 회장의 다소 애매한 입장 표명이 있은 뒤 대우인터내셔널 투자자들은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와 정비례하여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는 하락세를 그칠 줄 몰랐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인터내셔널에는 투자자들의 항의 섞인 문의 전화가 밀어닥쳤으며 이를 일일이 해명하느라 임직원이 적지않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는 후일담도 있을 정도다.

포스코 신용등급 강등도 대우인터내셔널 향방에 영향 미칠 듯

재계에서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대우인터내셔널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한 관계자도 “올해 봄부터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거론된 이후, 외부에서 보는 불안 요인을 걷어내고 동요 상태에 빠진 임직원을 안심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진의 이러한 행보를 통해 역시 사내 임직원에게 자신감을 두루 갖도록 하고 대외적으로도 대우인터내셔널의 가치가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부언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대우인터내셔널 자체는 기본기와 성장성이 상당히 우수한 기업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모기업 포스코의 ‘정체성’과는 다소 맞지 않는 상황이 현재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 평론가는 “사실 대우인터내셔널은 정준양 전임 회장 시절 포스코그룹의 무차별적 확장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계열사”라며 “인수 당시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간판 사업인 미얀마 가스전 개발이라든지 해외 영업 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포스코 자체의 사업 분야와는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이 때문에 기업 건전성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계열사 전체의 효율화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권오준 회장의 취임 이후 사실 대우인터내셔널은 ‘뜨거운 감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은 애시당초 각자의 기업 문화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인수 직후부터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이었다”며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고 주가가 락한 뒤로 이 같은 불편한 분위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전병일 사장을 위시한 대우인터내셔널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일에 전격적으로 나선 이유에는 지난 4월 “모회사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뒤부터 급속히 추락한 떨어진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고육책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뉴시스

즉 철강업계의 효시이자 최강자라는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부심이 강한 포스코와 대우사태라는 치명적인 악재를 극복하고 무역 관련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한 대우인터내셔널 간에 일어난 갈등은 해결 방안을 찾기 힘든 난제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올해 하반기 송도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도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의 포스코에 대한 불만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줄곧 서울 남대문로에서 뿌리를 박고 있었는데 머나먼 송도로 이전한다는 것은 자칫 임직원 사이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자아내는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이 그리 쉽게 이루어질 사안은 아니다”라고 보는 분위기가 대세다. “무려 3조원이 넘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규모를 감안하면,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이 과연 나타날지 현재로서는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다만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로 전격 강등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계열사들의 연이은 등급 하락 여부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 또한 이러한 여파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시사포커스 / 하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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