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프라퍼티→투자개발 지원흐름
‘첫 타자’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직접 진두지휘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교외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키우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쌍두마차’ 신세계와 이마트를 앞세워 사업을 이끄는 계열사들에게 잇달아 수백억원대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향후에도 막대한 투자가 예고되면서 신세계그룹이 찜한 ‘교외형 복합쇼핑몰’에 관심이 쏠린다.
◇ 지난해말 설립…올해 잇달아 출자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투자개발은 지난 16일 토지 매입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자금 전액을 댄 곳은 신세계투자개발 지분 99.87%를 보유한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였다. 이번 출자로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은 99.88%로 증가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 돈을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달 16일 4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360억원과 40억원을 투입했다. 보유지분에 따른 출자였기에 이들간 지분 변동은 없었다.
이러한 수순은 몇개월 전에도 한 차례 있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자 추진해오던 ‘교외형 복합쇼핑몰’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회사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당시 9대1 비율로 총 1500억원을 출자하며 신세계프라퍼티에 대한 1차 지원을 했다.
이 돈은 이후 신세계투자개발에 대한 지원에 쓰였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신세계투자개발 지분 90%를 9억원에 취득했고, 신세계투자개발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747억원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이마트와 신세계가 자금을 대주며 이 사업을 이끌어온 셈이다 .
하남유니온스퀘어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남유니온스퀘어는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신세계그룹의 첫 번째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다만 신세계프라퍼티가 아닌 신세계(지분 51%)가 미국 터브먼(49%)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가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한 돈만 2100억원이 넘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공사비를 1조원으로 잡은 사업인 만큼 아직 들어갈 돈이 8000억원 정도 남았다”며 “지금은 오히려 돈이 많이 안 들어가는 것일 수 있다. 건물을 위로 올리고 시설을 만들게 되면 드는 돈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금지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프라퍼티 등을 통해 내년 초부터 인천 청라, 고양 삼송 지역에 예정된 복합쇼핑몰 착공에 들어간다. 여기다 경기도 안성까지 총 4~5곳에 대한 착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이 사업에 자금을 조달해줬던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원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하남은 1조원, 다른 지역은 각각 4000~5000억원씩 총 3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도 “비용 전체를 (신세계그룹 측에서) 다 부담하는 건 아니다. 하남유니온스퀘어나 신세계투자개발처럼 해외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이마트·신세계 감당할 만한가
이처럼 신세계그룹이 교외형 복합쇼핑몰 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면서 이마트와 신세계의 현재 기초체력이 어떤지도 관심거리다.
먼저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6조3729억원으로 1년 전(6조3563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56억원, 1741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601억원·순이익 2482억원)보다 줄어들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98.13%(부채총계 6조3525억원)→97.45%(부채총계 6조6317억원)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896억원에서 396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1774억원(지난해 상반기 1조1785억원), 영업이익 1277억원(지난해 상반기 1391억원), 순이익 914억원(지난해 상반기 93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31억원이었다. [시사포커스/ 박미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