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설이 연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한 계파에선 분당과 함께 반 총장에 대한 영입 얘기까지 거론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설과 관련, 당내 반노 진영이 신당 창당을 하고 반 총장과 함께 하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일부 인사들이 ‘반노(反盧) 신당을 창당하고 반 총장과 함께 하자’는 얘기를 하지만 권노갑 고문과 저는 ‘분열해서 패배로 가는 게 아니라 통합해서 승리의 길로 가는 게 김대중 정신’이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권 고문이 언급한 ‘반 총장의 측근’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권 고문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는 “몇 개월 전부터, 저도 잘 알고 권노갑 상임고문과 특히 가까운 반 총장의 지인 분들이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새정치연합에서 검토하면 어떤가’ 하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권 고문에 의사를 타진한 측근 그룹은) 약 세 곳인데, 조직적인지 아닌지는 전혀 모르겠다”면서 “최근에는 권 고문과 식사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또 “그 분은 저도 잘 아는데 ‘함께 식사하자’고 했지만 저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 분들(반 총장 측근)이 주장하는 것은, 첫째, 새누리당은 이미 경선 구도가 짜여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 경선을 하면 반 총장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 뉴 DJP 연합을 통해 호남과 충청이 다시 손을 잡으면 특히 수도권에 호남·충청 출신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게, 반 총장의 대북정책이 ‘햇볕(정책) 정신’이라는 것”이라면서 “남북 간 실질적인 전환점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새정치연합이 (반 총장 영입 문제를) 검토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반 총장이 어떤 액션을 하는 것은 전혀 없고, (나는) 모른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영입설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친박계 의원들이 주도하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의 ‘차기 대권 전망’ 토론회에서 반기문 영입론이 불거진 이후 전날(3일) 야권에서도 영입설이 불거졌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반 총장의 측근들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 문제를 타진해왔다고 전했다.
권 고문은 “반 총장 측근들이 나에게 ‘반 총장이 훌륭한 인물이고 앞으로 국가적으로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얘기하면서 ‘우리당에서 영입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시점과 그들이 반 총장의 측근인 것이 분명하다고도 했다. 그는 얘기를 나눈 시점에 대해선 “6개월 전후”라고 했으며 ‘반기문 총장의 뜻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모르겠으나 그 분들이 측근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또한 여권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나는 여권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 하겠다”면서 “측근들이 나에게 왔을 때는 이미 여당에 안 가겠다고 얘기를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