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선실세로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59) 씨가 올해 4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정윤회 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물론 3인 측근 비서관들과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국정개입은커녕 청와대 비서관들과는 연락도 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었다.
또, 지난 7월 이재만 비서관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 씨를 언제 마지막으로 봤냐’는 질문에 “한 15년 전쯤”이라고 말했다가 “2003년인가 2004년에 만난 적이 있다”며 이후로 연락을 끊고 지내왔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2일 논란이 된 청와대 문건을 만든 핵심 당사자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4월 정윤회 씨에게서 전화가 왔었고, 이 전화를 받지 않자 이재만 비서관이 “(정윤회 씨) 전화 좀 받으시죠”라고 했었다고 폭로했다. 정윤회 씨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자, 이재만 비서관에 연락을 취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 전 비서관의 이 같은 폭로로 정윤회 씨와 이재만 비서관이 그동안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고 지내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정윤회 씨도 이 점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정 씨는 2일 YTN과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주간지에 보도된 박지만 회장 미행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조 비서관과 통화를 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안 돼 이재만 비서관에게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해달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정 씨는 박근혜 대통령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그만 둔 이후로 그 전까지 3인방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정 씨는 아울러, 이번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지고 다시 이재만 비서관 등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 씨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건 터지고는 통화했다”며 “제가 통보를 했다. ‘저도 언론 인터뷰를 하고, 내 입장을 얘기 해야겠다’ 이렇게 해서 그쪽(3인방)에서도 좀 철저하게 조사해야지 않겠냐(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저는 이게 벌써 (박지만 미행 논란 이후)두 번째”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가 확실하게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안봉근 비서관과도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안봉근 비서관한테 왜 도대체 이런 문건이 나오게 됐는지 물어봤다”며 “그리고 제가 참석을 안했어도 자기들끼리 모여서 밥 먹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 10명이라는 사람들이 저는 금시초문인데 혹시 그런 적이 있는지 제가 오히려 물어보는 것”이라며 “그리고 ‘나는 이번에는 참지 못하겠다. 이제 나는 나대로 할 테니까, 그쪽 3인방도 이제 할 수 있는 걸 해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