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국내외 투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을 때 금융권에서는 우려 섞인 시각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M&A용 자금 실탄을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져 금융권의 불안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롯데그룹은 “최근 국민연금과 총 1조원 규모 펀드를 만들고 금융감독원에 펀드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국민연금과 각각 5000억원씩을 투자해 총 1조원 규모의 해외 M&A·지분 투자용 사모투자펀드(PEF) 결성을 마무리하고 금융감독원에 펀드 등록을 마쳤다. 2012년 양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3년만이다. 만약 롯데그룹이 이 펀드를 이용해서 해외 기업을 M&A하거나 신사업에 투자하면 국민연금공단도 같은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 된다.
펀드 운용은 KDB산업은행과 KDB대우증권, 롯데그룹 관계사인 스팍스자산운용이 맡는다. 롯데그룹은 이번 펀드 등록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해외 유통 및 물류 업체에 대한 M&A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롯데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연초부터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KT렌탈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향후 이탈리아의 면세 기업인 WDF(World Duty Free) 인수를 위해 최소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며,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형 복합쇼핑몰인 ‘아트리움’ 인수를 추진 중이다. 또한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2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을 올해 중 착공할 예정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