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 등으로 회사 주변의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시작한 동국제강 본사 압수수색을 이날 새벽 마무리했다. 검찰은 사무실로 검사와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세무 및 국내외 대금 거래 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검사와 수사관 50명 이상이 투입됐다. 계열사들도 수색 대상에 포함돼 그룹 경영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댈 가능성도 시사했다.
현재 동국제강은 주로 미국·일본·홍콩 등 해외법인 계좌를 이용해 철강업체 특성을 이용, 부외자금을 손쉽게 마련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장세주 회장 일가는 2011년 세무조사에서도 해외법인을 이용한 비자금·역외탈세 의혹이 불거졌던 바 있다.
검찰은 장세주 회장이 빼돌린 돈으로 미국 등지에서 도박을 했고 수십억원의 수입을 추가로 올렸다는 내용의 미국 수사당국 자료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빼돌린 회삿돈이 대부분 장 회장의 도박 판돈을 비롯해 일가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그룹 차원의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회계부정 적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그간 계열사들에 그룹 차원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IT업체 DK유엔씨와 동국제강 사옥 관리업무를 독점하는 페럼인프라가 있다. 검찰은 계열사들끼리 일감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거래대금 부풀리기 등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세주 회장은 25년여 전인 1990년 10월에도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