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갤럭시S5의 부진을 딛고 명예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다는 주장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지난 10일 출시된 이후 이날까지 총 25만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2만여대 정도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5의 초기 열흘 간 판매량인 1만3천여대의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갤럭시S5가 20만대를 판매하는 데는 26일이 걸렸다. 세계적으로 7000만여 대가 팔려 역대 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갤럭시S4가 2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데 한 달이 걸린 것에 비하면 월등한 초반 페이스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갤럭시S4의 판매량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사의 보조금 상향과 특화 색상 추가 출시 방침도 판매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초기 판매 속도가 사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약판매량이 30만대에 달했는데 출시 2주가 다 되가도록 예약분의 수량조차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출시 이후 실구매 규모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예약한 사람들조차 실제로 덜 구매하면서 예약판매분보다 덜 팔렸다는 얘기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실제 팔아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엣지 골드 등 일부 인기 모델을 제외하고는 판매가 생각보다 부진하다”는 체감 반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이통3사는 지난 17~18일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대한 보조금을 법정 한도에 가까운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파격을 단행했다. 인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가 출시된 지 1주일여 만에 ‘보조금 상향’이라는 굴욕 아닌 굴욕을 당한 셈이다.
주말을 앞두고 이통3사가 일제히 보조금을 올리면서 통신사들 간의 ‘주말 대전’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시장의 반응 역시 생각보다 뜨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보조금 인상 후인 주말의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8일 1만2804건, 19일 7789건을 기록했다. 보조금을 올리기 이전인 16일 1만941건, 17일 1만2708건보다 오히려 크게 줄어든 셈이다. 보조금 인상이 갤럭시S6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초기 흥행이 ‘롱런’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초반의 분위기는 분명 심상치 않다. 구매를 원하는 수요자들도 지난 주말 이통3사의 보조금 인상을 지켜보며 “역시 삼성폰을 출시 직후 바로 사는 것은 바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고, 그렇게 ‘바보’가 된 예약판매 구매자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더구나 LG전자가 오는 29일 야심작 G4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의 불안요소다. 22일 현재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들은 일제히 G4의 예약판매 이벤트에 돌입했다. 갤럭시S6를 위협할 수준은 안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향후 삼성전자가 7천만대 이상이라는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서 신경써야 할 점이 하나 또 늘었다는 고민거리다.
반면 한편에서는 보조금 상향에 따라 판매량이 동반상승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내놓고 있어 이번 주와 다음 주 갤럭시S6의 ‘대박론’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