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던 포스코플랜텍의 울산공장(구 성진지오텍)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포스코플랜텍은 한국거래소가 전날 울산공장 생산중단 추진설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울산공장의 일부 생산설비 축소 등 고강도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플랜텍의 울산공장은 성진지오텍을 합병하기 전 성진지오텍이 운영하던 공장이다. 포스코플랜텍의 공장은 양사의 합병 이전 포스코플랜텍이 보유하고 있던 포항의 신항만 공장과 광양의 제작공장과 구 성진지오텍이 보유하고 있던 울산 공장으로 나뉜다. 울산공장의 구조조정 검토가 결국 수 차례의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성진지오텍 인수가 실패였음을 자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 공장에 비해 울산 공장의 매출이 크지 않고, 경쟁력도 떨어진다”면서 “그래서 해양 플랜트 사업을 계속 축소하고 있고, 화공 플랜트 사업의 경쟁력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성진지오텍을 흡수한 이후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며 지난해 18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6234억원이었는데 2797억원이 당기순손실이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철강 외의 비주력 사업을 정리 하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에서 인수자금 1600억원을 비롯,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악수’를 두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당장 지난해 12월에도 그룹 차원에서 총 2900억원대의 자금을 증자 방식으로 투입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일부 생산설비 축소 등의 생산중단을 검토하는 단계를 넘어서 아예 울산공장의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 워크숍에서 포스코플랜텍의 현황을 점검했으며 오는 30일 이사회 간담회에서도 울산공장 처리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고위 임원은 “울산공장은 돌리면 돌릴수록 손실이 늘어나, 이 상태로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자생력 있는 포항공장은 살리고, 울산공장은 정리하는 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울산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추후 해당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부채비율이 1600%를 넘어가는 등 부실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던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친분을 유지하던 이명박 정권의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플랜텍 전정도 전 회장 역시 유착 관계를 의심받고 있으며, 당시 평균 주가의 두 배가 넘는 금액으로 성진지오텍 지분을 넘겨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는 특혜 의혹도 받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