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정도 회장 540억 유용 정황 포착
檢, 전정도 회장 540억 유용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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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 거의 없다”…‘540억 국내 반입, 나머지도 분산’ 확인돼
▲ 검찰이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이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공사 대금 1000억원의 유용 혐의 중 540억원을 유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전정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계획이다. ⓒ포스코플랜텍

검찰이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의 포스코플랜텍 공사 대금 유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총 1000억원 가량의 공사대금 중 540억원 이상의 유용 정황을 포착했다.

11일 포스코의 전반적인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22억원 중 절반이 넘는 540억여원의 국내 유입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나머지 450억여원 역시 대부분 세화엠피의 이란 법인 계좌에서 빠져나간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현 세화엠피 회장)의 유용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전정도 회장은 포스코플랜텍과의 관계를 이용해 미국의 경제제재로 반입이 힘든 포스코플랜텍의 공사 대금 관리를 맡아 대부분을 개인적은 투자 용도 등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정도 회장의 자택과 세화엠피 등 관련사 3~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9일에는 세화엠피 대표를 소환해 사용처를 캐묻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포스코플랜텍은 전정도 회장을 배임·횡령·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플랜텍이 이란석유공사에 석유 플랜트 공사를 해주고 받은 7100만유로(당시 1000억여원)에 달하는 금액은 2013년 이후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방침에 따라 국내 반입이 어려워지자 이란 현지 은행 계좌에 임시로 보관돼 왔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포스코 측은 세화엠피와 세화엠피의 이란 현지 법인을 통해 이란석유공사와의 간접 계약을 체결했고, 전정도 회장이 그간 관리를 맡아 왔지만 대부분의 금액이 유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잔고에 아주 일부만 남아있다”고 확인했다.

유용된 시점은 미국의 경제 재재가 본격화된 2013년~2014년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전정도 전 회장은 한국과 이란에서 개인적인 투자에 사용했다며 인출 사실을 인정하고 수 개월 내에 원상회복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은 이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보고 고소를 결심했다.

검찰은 조만간 전정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전정도 회장은 포스코플랜텍의 자금 유용과 별도로 세화엠피의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포스코의 대규모 지원에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이 장부상 미수채권으로 잡혀 있는 1000억원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경우 경영 정상화로 가는 길은 더욱 요원해질 전망이다.

수 차례의 자금 지원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포스코플랜텍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울산공장(구 성진지오텍 공장)의 폐쇄까지도 검토하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891억원에 달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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