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몇 달 내로 삼성전자 회장 오른다”
“이재용, 몇 달 내로 삼성전자 회장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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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전 승계 구도 진단
▲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이전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을 중간점검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수 개월 내로 삼성전자 회장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 개월 내로 와병중인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양사의 합병 결의가 내려지기 전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순조로운 승계”(The soft succession)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수 개월 내로(in coming months)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회장직(leadership role) 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코노미스트는 1843년 영국 런던에서 창간된 경제 관련 주간지로 오랜 전통과 권위를 지니고 있는 세계적인 언론사로 발행부수는 130만부가 넘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그룹의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 장문의 칼럼에서 현재의 승계과정을 과거 이건희 회장의 승계과정과 비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건희 회장은 1987년 고 이병철 창업주의 죽음 2주 만에 삼성의 수장자리에 올랐고, 그는 스스로 불가능할 정도의 목표를 세웠다”면서 “이 목표는 삼성을 평범한 한국의 대기업에서 IBM이나 GE처럼 세계적인 거인으로 변모시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건희 회장을 그리스·로마 신화의 제우스에 비유하며 “수 년 마다 그는 서울의 그룹 경영진들에게 ‘번개’를 내리쳤다”면서 그 예로 1993년 삼성그룹 사장단과 간부들에게 모든 것을 제치고 프랑크푸르트로 날아올 것을 주문해 삼일간 연달아 연설을 했던 것을 들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예로 든 사례는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꾸라”는 어록을 남긴 삼성의 ‘신경영 방침’을 가리킨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같은 결과로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삼성은 연간 30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등으로부터 그룹 매출의 3분의 2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조업체로 거듭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73세인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다시 한 번 삼성의 대규모 승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직에 선임된 것을 이건희 회장과의 차별점으로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사장 선임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가 이건희 회장보다 부드럽고 문화적인 리더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이사장 직 선임이 본격적인 그룹사 승계가 있기 전 마지막 단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다가올 수 개월 내로 삼성전자 회장직에 오른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을 평가하면서 “서양의 언론사들에 보도된 기사들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보다 부드러운 말투를 지니고 있다”는 점과 “1990년대의 닷컴 버블 동안 재앙과도 같았던 전자상거래 투자와도 연관돼 있다”는 점, 그리고 “전문가들은 그의 경영 능력을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 “많은 이목을 끌지 않고 심지어 약간 수줍지만, 직관력이 뛰어나고 유머감각이 있으며 열정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관련해서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펀드 매니저들, 주식시장 애널리스트들 등의 전문가 50여명은 최근한국 재벌의 승계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리더십 능력에 대해 7위로 평가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은 이건희 회장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수순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향후 승계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적으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삼성그룹은 (당시와 달리) 80여개의 자회사를 포함, 전세계 50만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발돋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이코노미스트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차세대 비밀병기에는 배터리 사업과 의료기기 사업이고, 그 중 가장 크게 주목받는 것은 바이오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이는 장기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해야할 일을 거론하며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은 거대한 기업구조를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주주가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진단했고, “이미 두 계열사(삼성SDS·제일모직)가 상장됐고 비주력 사업인 방산 및 화학부문(삼성토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이 매각됐으며, 거대기업에서 투자자 친화적인 지주회사 체계로의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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