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 등 금융계열 3사에 대한 재편 작업에 착수해 눈길이 모아지고 잇다.
28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최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8남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은 회장직을 내놓고 현대기술투자 대표이사 회장에서 스스로 물러날 예정이다. 현대기업금융 김재근 대표이사 사장도 퇴진할 예정이고, 10년간 자리를 지킨 현대선물 김광남 대표도 퇴진한다.
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추진하는 금융계열 3사의 ‘새 판짜기’에 일조하기 위한 것이다. 3사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기업금융·현대기술투자 대표 자리는 당분간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상무급 임원들이 맡는다. 현대선물은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영철 전무가 신임 대표를 겸직한다.
현대중공업은 일련의 재편 작업은 현대자원개발의 현대종합상사 흡수 등 그룹 전체 사업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해 금융 분야를 그룹의 주요 핵심사업 중 하나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모기업의 실적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여파가 부진한 실적을 낸 금융계열사들로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역시 “국내외 금융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금융계열 3개사가 지나치게 소규모인데다 하이투자증권 등과의 시너지도 내지 못했다”면서 “금융 관련 분야 재편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업금융은 1996년 현대종금의 자회사로 출발해 기업을 상대로 파이낸스 업무를 해왔다. 현대기술투자와 현대선물은 나란히 1997년 설립돼 각각 벤처기업 육성 등 창업투자와 선물관련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이들 기업의 매출은 현대기업금융 486억원, 현대기술투자 91억원, 현대선물이 267억원으로, 현대기술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중공업 측은 일각에서 돌고 있는 현대선물, 하이투자증권 등의 매각설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해 실적 개선에 치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돈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