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공사대금 1000억원 중 650억원이 넘는 금액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이 구속됐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윤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전정도 회장은 즉시 법정구속돼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전정도 회장을 두 차례 소환한 데 이어 지난 2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은 전정도 회장이 2012년부터 포스코플랜텍이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22억원 중 650억원 이상을 빼돌린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횡령 자금의 상당수는 전정도 회장의 세화엠피와 계열사 유영E&L 등의 현지법인의 사업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타 업체에 빌려준 돈을 국내 계좌로 받거나 국제 환전상을 거치는 수법을 통해 540억여원이 국내로 반입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정도 회장은 옛 성진지오텍 회장 시절 포스코플랜텍에 부실에 신음하던 성진지오텍을 넘기는 과정에서 지분을 시세보다 비싸게 판 사실이 확인돼 특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포스코의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 이명박 정부의 실세 개입설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정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포스코 그룹의 윗선 지시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횡령 및 비자금 조성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세화엠피와 유영E&L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유영E&L 이영원 대표는 앞서 지난 12일 구속된 상태다. 부실 투성이던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뒤로 실적 악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포스코플랜텍은 수 천억원의 지원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결국 최근 포스코그룹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