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신경숙(52·사진)이 표절 파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해당 소설을 작품 목록에서 제외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경숙은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자신의 단편소설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사과했다.
신경숙은 또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항간에서 일고 있는 절필요구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며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앞서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45)은 지난 16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통해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1996)의 한 대목이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의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신경숙은 지난 17일 창작과비평 출판사에 보낸 메일을 통해 “오래 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며 일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창비 문학출판부 또한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 시사포커스 / 오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