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LTE 요금제 간소화는 온가족할인 축소 수순?
SKT, LTE 요금제 간소화는 온가족할인 축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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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권 축소 지적도…“고객 위한 조치” 해명에도 불만 ‘봇물’

 

▲ 1일 SK텔레콤이 LTE 일부 요금제 등과 함께 총 10종 37개의 요금제를 내달 1일부터 폐지하는 요금제 간소화를 실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여기에 포함된 LTE 기본형, 맞춤형 등의 요금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SK텔레콤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29종 101개의 요금제를 19종 64개로 간소화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선택권 축소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SK텔레콤은 내달 1일부터 LTE·3G 맞춤형, LTE 기본형(34·42·52·62·72·85·100) 등의 요금제 상품군 10종 총 37개에 대한 가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요금제 간소화의 이유로 “고객이 최적의 요금제를 쉽고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유사 요금제는 혜택이 비교 우위인 1종의 요금제로 단일화하고 3G·LTE 등 네트워크 서비스에 따른 요금제 구분을 없애 고객들이 원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요금제 분류 기준도 휴대폰(스마트폰/피쳐폰/2ND Device) 및 고객(연령별) 유형으로 단순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달부터 가입이 중단되는 요금제들에 LTE 맞춤형 요금제와 LTE 34~100의 기본 요금제들이 포함돼 있는 사실을 놓고 누리꾼들은 선택권 축소에 대한 불만과 함께 “온가족 할인의 축소 수순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보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 SK텔레콤이 밝힌 가입 중단 요금제 리스트. ⓒSK텔레콤

◆동일 데이터 사용시 내는 금액 늘 수도
SK텔레콤의 LTE 요금제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837만명 중 1744만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61.5%로 경쟁사인 KT 및 LG유플러스의 65.3%와 77.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워낙 가입자수가 많다 보니 절대적 수치로는 압도적으로 많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번 요금제 간소화 조치로 남게 되는 LTE 요금제는 최근 출시한 ‘band 데이터 요금제’ 시리즈와 ‘T끼리 무한’ 시리즈, ‘T끼리 맞춤형’ 시리즈 정도와 LTE 전국민 무한가 된다.

‘T끼리’ 시리즈는 SK텔레콤 고객간의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임에 비해 가입이 중단되는 LTE 기본형 요금제는 무료 통화량이 ‘T끼리’ 시리즈보다 좀 더 제공되는 대신 망내·외 구분이 없다.

예를 들어 LTE 62 요금제는 350분의 무료 음성 통화를 지원한다. 반면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LTE T끼리 65 요금제는 SK텔레콤 간의 통화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그 외의 경우 280분의 무료 음성 통화를 제공한다. 데이터는 5GB로 동일하다. 250분의 무료 음성 통화를 지원하는 LTE 52 요금제와 180분의 망외 무료 통화를 지원하는 LTE T끼리 55 요금제의 경우도 유사하다. 데이터는 오히려 LTE 52 요금제(2.6GB)가 LTE T끼리 55 요금제(2GB)보다 더 많다.

음성과 데이터 양을 조절할 수 있는 LTE T끼리 맞춤형과 LTE 맞춤형의 비교도 유사하다. LTE T끼리 맞춤형 요금제는 54500원에 망외 음성 200분을 지원하고 LTE 맞춤형 요금제는 55000원에 음성 300분을 지원한다. 데이터 제공량은 3GB로 동일하다.

이렇다 보니 주변에 SK텔레콤 고객이 많지 않은 사용자들은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새롭게 SK텔레콤에 가입할 때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셈이다.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요금을 더 내야한다.

맞춤형의 경우 선택권 감소는 요금제 선택에 이은 음성·데이터량 간의 선택 불가로까지 이어져 선택권 감소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SK텔레콤 고객들간의 통화가 많지 않은 사용자는 아예 데이터와 음성을 조절할 수 없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LTE 맞춤형 만큼은 살려놨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물론 LTE 전국민 무한 75~100 요금제도 남아 있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 요금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차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 요금제 간소화 조치가 불러올 선택권 축소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band 데이터 요금제로부터 이어져 온 온가족 할인율 축소 움직임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며 사실상 온가족 할인 혜택의 축소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SK텔레콤

◆뜨거운 감자 온가족 할인, 또 축소 수순 의심 제기
이 같은 LTE 요금제의 대폭 축소는 이용자들이 SK텔레콤만의 장점으로 꼽고 있는 ‘온가족 할인’ 혜택의 축소 수순이라고 보는 시각으로까지 연결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온가족 할인 제도는 가족간에 이동통신 회선 최대 5개와 인터넷 회선 최대 2개를 한 데 묶어 인터넷 회선의 가입연수까지도 포함한 총 가입연수에 따라 일괄적으로 요금을 할인해 주는 제도다.

특히 온가족 할인 제도는 총 가입연수가 30년을 넘어갈 경우 묶인 이동통신 회선과 인터넷 회선 모두에 일괄적으로 50% 할인(부가세도 할인) 혜택을 제공해 ‘사기’라는 얘기까지 듣는 강력한 제도로, SK텔레콤이 결합 상품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는 데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약정할인을 제외하는 대신 요금 수준을 낮춘 ‘band 데이터 요금제’에는 가입연수가 30년이 넘더라도 30%밖에 할인이 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요금 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에 할인율이 축소된 것이며 실제로 납부하는 금액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밝혔지만, 음성통화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비슷한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에는 내는 요금이 더 많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간소화 조치로 SK텔레콤 고객 간의 통화를 많이 사용할 경우에만 혜택이 큰 ‘T끼리’ 요금제와 band 데이터 요금제만 사실상 남게 되자 선택권 축소가 사실상 온가족 할인 혜택의 축소로 이어진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망내 통화가 적은 온가족 할인 50%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갈수록 좁아지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망내 통화량이 적은 온가족 할인 50% 이용자들은 band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거나 사실상 LTE 전국민 75~100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SK텔레콤은 band 데이터 요금제의 온가족 할인율 축소와 더불어 인터넷 회선을 가족 외의 이용자에게 양도할 경우 가입연수를 초기화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비슷한 의심을 받은 선례가 있다. 기존에는 15년을 사용한 인터넷 회선을 양도받을 경우 이를 온가족 할인 가입연수에 그대로 산정할 수 있어 50% 할인 혜택을 위한 방법으로 유용하게 사용돼 왔다.

SK텔레콤이 막대한 할인 혜택으로 장기 고객들을 끌어안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LTE 가입률에도 불구하고 흐름에 밀려 band 데이터 요금제를 떠밀리듯 출시하면서 악화된 수익성을 온가족 할인 혜택 축소로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번 데이터 요금제 간소화 조치도 이 같은 온가족 할인 혜택 축소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휴대폰 커뮤니티 뽐뿌의 휴대폰포럼에서 한 누리꾼은 “온가족 할인을 못 건드리니 요금제를 없애버리는 패기”라고 비판했고 다른 누리꾼은 “기본 LTE 요금제를 손댈 줄은 몰랐다”며 어이없어 했다.

◆SK텔레콤 “폐지 대상, 가입 비율 낮은 요금제들”
한편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가입이 중단되는 요금제들은 대부분 신규나 기기변경시 가입 비율이 크게 낮은 요금제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LTE 기본형 같은 경우는 LTE가 처음 도입됐을 때 나온 요금제로, 네트워크의 발달에 따라 요금제가 모바일 사용 패턴 등에 따라 진화해 왔기 때문에 나중에 나온 요금제들이 현재의 패턴에 맞게 최적화가 돼 있다”고 가입 중단 이유를 밝혔다.

맞춤형 요금제에 대해 이 관계자는 “LTE 맞춤형, 3G 맞춤형, T끼리 맞춤형도 T끼리 맞춤형이 망내 무제한에서부터 혜택이 다양하기 때문에 T끼리 맞춤형으로 통일하는 것”이라며 고객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을 내놨다.

온가족 할인 이용자들의 반발에 대해서도 그는 “온가족 할인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할인 혜택은 당연히 그대로 유지되고, band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든 아니든 고객들이 내는 최종 가격은 비슷하다”고 답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가입 중단 이후) 요금제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같은 상품군 내에서 하위 요금제에서 상위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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